설이란 어린 아이한테는 나이 한 살 더 먹어서 좋은 날이고 나이든 사람에게는 또 한 살 더 늘어나서 아쉬운 생각이 드는 날이다. 소싯적에는 새로 마련한 설빔이나 歲饌(세찬) 따위에 대한 미련이 있어서 이 날을 손꼽아 기다렸던 추억이 새롭다. 이제는 또 한 살 늘어나는 ...
지난주 立春(입춘)에는 서울에 暴雪(폭설)이 내려서 放送(방송)에서 立春大吉(입춘대길)이 아니라 立春大雪(입춘대설)이라고 법석을 떨었다. 또 눈 때문에 야기된 교통 혼잡과 자기 집 앞의 눈 치우는 문제에 대해 장황한 설명을 덧붙였다. 눈과 교통문제를 결부한 것은 차량이 출현한 이후의 觀點(관점)이다. 옛날에는 눈이 오면 그 이전의 인물이 즐긴 눈 속의 풍류
立春(입춘)도 지났으니 이제 마지막 눈을 기다려야 할 때인 듯하다. 눈은 천지를 온통 하얗게 만들어서 지저분함을 가려주므로 비록 춥기는 하지만 그 權能(권능)을 예찬할 만하다. 하얀 천지에 달이 뜨면 흰 눈과 어우러진 밝은 달빛으로 인하여 그 밤은 더욱 皎皎(교교)해진...
소나무는 겨울에 진면모를 보여준다고 알려져 있으나 늘 푸른 모습만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枯死(고사)하거나 사람 손에 꺾이거나 잘리기도 한다. 白頭山(백두산)의 美人松(미인송), 울진의 金剛松(금강송), 봉화의 春陽木(춘양목) 등은 전래의 紅松(홍송)으로 그 아름다움을 자랑해 왔다.요즘 소나무 材線蟲(재선충)이 경상도지방을 시작으로 확산 일로에 있어서
2월 11일(일요일)이 元日(원일, 설날)이므로 독자들에게 미리 歲拜(세배)를 드려야겠다. 설날에는 조상의 제사와 성묘를 마친 다음에 시간을 내어 친척이나 마을의 어른에게 새해의 인사를 드렸으니, 이 때 등장한 것이 세배와 德談(덕담)이었다.세배는 설날부터 正初(정초)에 걸쳐 웃어른을 찾아다니며 절하는 것이고, 덕담은 年少(연소)한 이에게 及第(급제)·陞進
며칠 남지 않은 2월10일이 元正(원정, 설날)이니 9일은 까치설이다. 흔히 섣달그믐이라고 하여 이 날은 밤을 지새우는 風俗(풍속)이 있다. 이 날 밤에 잠을 자면 눈썹이 센다고 하여 어릴 때 졸음으로 감기는 눈꺼풀을 억지로 감지 않으려고 애쓰던 기억이 새롭다. 원래 ...
오늘은 봄의 절기에 들어선다는 立春(입춘)이다. 기나긴 겨울철이 다 지나고 萬物(만물)이 蘇生(소생)하고 躍動(약동)하는 봄의 문턱으로 들어섰다는 의미이다. 그렇다고 하여 추위가 금방 물러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도 花信(화신)이 전해지기 전에 꽃샘추위와 잎샘추위가 나...
지금은 우리나라 사람의 期待壽命(기대수명)이 80세를 넘었지만 예전에는 상상도 못하던 수치이다. 1930년대 초반의 평균수명이 31세였음을 감안하면 지금의 그것은 天壤之差(천양지차)로 변화된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과거에는 유아 사망률이 높았고 영양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겨울 金剛山(금강산)을 흔히 皆骨山(개골산)이라고 한다. 산이 온통 뼈대만 남아 있음을 지적한 말이다. 가을 금강산인 楓嶽山(풍악산)의 모습이 사라지면 산은 온통 바위만 남게 되고, 거기에 눈까지 내리면 온통 하얀 눈을 뒤집어쓴 골격만 남게 된다. 어느 겨울에 금강산을 遊覽(유람)한 적이 있었다. 적설 가운데 꿋꿋한 鬼面巖(귀면암)을 지나서 오밀조밀한 萬物
날이 추워져도 푸른빛을 간직하는 松竹(송죽)은 節操(절조)의 상징이다. 대체로 한시는 송죽 가운데 하나의 個別的(개별적) 面貌(면모)와 特性(특성)을 지적하는 데 그치고 있으나 先人(선인)의 작품 중에는 송죽을 한꺼번에 살펴서 그 변하지 않는 節儀(절의)를 稱賞(칭상)...
겨울철의 눈 덮인 대나무는 눈에 눌린 솔가지 못지않게 先人(선인)들의 詩的(시적) 題材(제재)로 채택되었던 景物(경물)이다. 歲寒三友(세한삼우)의 하나로서 변하지 않는 志節(지절)의 상징으로 그려질 뿐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흰빛과 어울린 草綠色(초록색)의 조화에 관심이 집중되기도 하였다. 脩竹靑靑院落中(수죽청청원락중): 긴 대나무가 뜰 가운데 푸르고 푸
이번 겨울에는 유난히 눈도 많이 내리고 추운 날씨도 많은 것으로 느껴진다. 과거에는 겨울철이면 시베리아 氣團(기단)의 차가운 공기가 남쪽으로 내려왔다가 올라가기를 반복하면서 우리나라에는 三寒四溫(삼한사온)이라는 典型的(전형적)인 겨울 날씨를 形成(형성)하였다. 近年(근...
흰 눈과 대비되는 것으로 松柏(송백)만 있는 것은 아니다. 歲寒三友(세한삼우) 중 대도 눈과 묘한 대조를 이룬다고 인식되어 왔다. 푸른 대숲에 눈이 내리면 靑白(청백)이 어울린 또 다른 絶景(절경)이 펼쳐진다. 눈 맞아 휘어진 대를 뉘라서 굽다던고 굽을 節(절)이면 눈...
눈 내리는 모습은 일찍이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형용된 바 있다. 필자도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金晉燮(김진섭, 1908~?)의 를 열심히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 첫머리에서 작가는 “말하기조차 어리석은 일이나 도회인으로서 비를 싫어하는 사...
겨울과 가장 잘 어울리는 풍경 중의 하나는 常綠樹(상록수)를 뒤덮은 백설의 모습일 것이다. 그래서 예전에는 산속에 서 있는 눈에 눌린 소나무가지를 그 색채의 對照(대조)와 함께 겨울 정취가 잘 드러나는 모습으로 꼽았다.나뭇가지에 쌓인 눈이 녹아 없어지면서 드문드문 몇 군데 눈 더미만 남으면, 그것은 마치 푸른 솔가지가 눈을 떠받치고 있는 듯한 모습이 된다.
氷山(빙산)의 一角(일각)이라는 말이 있다. 바닷물에 잠긴 얼음산은 지극히 작은 一部分(일부분)만 밖으로 나와 있음을 가리킨다. 이 말은 사실이나 사건의 본질적인 부분은 드러나지 않고 사소한 부분만 노출됨을 비유한다.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 채널의 자연생태 報告(보고) 프로그램 중에 북극이나 남극의 氷河(빙하)와 빙산을 보여
우리말 중에 나무나 풀에 내려 눈처럼 된 서리를 뜻하는 상고대라는 단어가 있다. 또 겨울철이면 나뭇가지에 남아 있는 눈이 낮에는 녹았다가 밤에 다시 얼어붙어서 마치 나무에 핀 얼음 꽃처럼 희게 빛나는 현상을 목격할 수 있다. 한옥(韓屋)의 추녀 끝에 매달려 있는 고드름...
올겨울에는 유난히 눈이 많이 내리고 추위도 猛威(맹위)를 떨치고 있다. 연일 계속되는 강추위는 지금이 酷寒期(혹한기)임을 감안하더라도 온통 몸과 마음을 움츠려들게 한다.옛날에는 눈이 많이 오면 보리풍년이 든다고 좋아하였으나 이번 겨울에는 눈도 많고 춥기도 하니 꽁꽁 언...
세상을 살다 보면 사는 재미를 상실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쓸데없는 弄談(농담)을 입에 올리고, 또 그것을 들으면서 한바탕 웃음을 웃으면서 한때의 즐거움으로 삼기도 한다. 요즘이 그런 세상인 듯하다. 날씨는 춥고 주변 분위기도 스산하게 느껴진다. 소싯적에 유행한 말 중에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비 오는 달밤에, 나무 없는 그늘 아
세상을 살다보면 참으로 여의치 못한 일을 당하는 경우가 있다. 늘 좋은 일만 일어나기를 바라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지만 현실에서는 뜻밖의 일이 발생하곤 한다. 꽃이 피면 벌과 나비가 떼 지어 찾아들고 술이 익을 때쯤에 체 장수가 지나가게 되는 것은 누구나 바랄 만한 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