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공격을 통해 테러 등 대량살상 위협에 적극 대처 하겠다"는 부시 미국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의 군사 외교정책의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의 군 장교가 될 사관생도들의 열렬한 박수를 받으며 행한 이날 연설에서 테러행위를 저지하기 위한 선제 공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어떤 문제를 군사력이 아닌 평화적 방법으로 해결해야하는 것은 지구상 모든 분쟁 당사자들의 책임이다. 우리가 전면전 위기로 치닫는 인도와 파키스탄을 함께 비난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부시 대통령의 발언 중 또 주목할 것은 미국이 세계 경찰의 역할을 맡으려 한다는 것이다. 세계 경찰 역할을 담당하겠다고 한다면 그 자격이 문제가 된다. 미국은 막강한 군사력을 갖고있는 만큼 치안 유지의 수단 동원에는 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찰 역할을 누구로부터 위임받았는지, 또 그들이 경찰 역할을 담당할 타당한 이유를 갖고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부시 대통령은 최근 유럽 순방 중 미국의 일방주의에 반대하는 일부 유럽인들의 성난 항의를 받지 않았는가.

 또한 부시 대통령은 유럽 순방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역사적"인 핵무기 감축협정에 서명하고 러시아를 나토의 울타리 속으로 끌어들이는 평화의 거보를 기록했다. 그러나 평화를 위한 그의 선도적 행동이 진정한 찬사를 받으려면 다른 분쟁의 해결을 위해서도 평화적 해결의 자세를 보여야한다. 평화 달성을 위해 전쟁이라는 수단에 의존한다는 것은, 더구나 선제 공격을 불사하겠다는 자세는 미국의 평화의지의 진정성에 의문을 던지는 것이다.

 그리고 부시 대통령은 그의 행정부가 지난 9.11 테러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다는 야당의 공세를 견디다 못해 국면 전환용으로 최근 테러 위협을 강조하고 있다는 의혹을받아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테러와의 전쟁을 확대할 것이라고 선언하고 있는 것은 그가 안보 문제를 정치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의혹을 높여주고 있다. 부시 대통령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미국이 대국으로서의 금도를 보이면서 진정으로 세계의 평화지수를 높이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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