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폴란드전은 온 국민이 한마음 한몸이 되는 국민통합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줬다.온국민이 혼연일체가 됐던 축제의 한판이었다. 정치권도 발빠르게 응원전에 합류하고, 앞다퉈 성명을 내 우리 선수들의 승리를 축하하고 "국민화합"을 다짐하는 기회로 삼았다. 그러나 우리 팀의 승리가 값지고 감격스러울수록, 정치권의 모습은 너무나 대조적으로 비쳐진다. 거리 응원에 나선 정치인들의 모습은 초라하고 왜소했다. 기껏해야 부산역 광장 선점을 위한 신경전이나 벌인 모습은 어이없다 못해 안쓰러울 정도다.

 우리 선수들에게 쏟아진 찬사는 그간 이들이 승리를 위해 그라운드에 흩뿌린 구슬땀에 대한 찬사다. 화려한 플레이 못지않게 깨끗한 경기운영과 동료를 배려하는 협동전에 대한 박수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금 6.13 지방선거라는 대회를 치르고 있는 우리 정치권의 모습은 너무나 대조적이다. 페어플레이라곤 눈을 씻고 볼래도 찾아 볼수 없다. 선수들이 저마다 심판의 눈을 피해 교묘하게 상대방의 발목을 걸고, 옷을 잡아채 찢으며 난장판을 벌이는 형국이다. 월드컵 열기에 파묻혀 지방선거 투표율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실제로는 관심을 보여달라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자조도 이해할만하다. 때늦은 느낌이 없지않지만 선관위가 그간 입에 담기조차 창피스러운 막말을 쏟아내 온 각 정당 지도부의 비방성 발언 및 흑색선전에 대한 조사에 나선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늘 시대 흐름에, 국민의식 수준에 뒤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고있는 정치권은 이번만큼은 제발 배워야한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입에 발린 국민화합이니 서민을 위한 정치니 하는 화려한 구호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한다. 치열한 무한 세계경쟁시대에 온 국민이 하나가 되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진심으로 온몸을 던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평소 선수들이 흘린 굵은 땀방울만이 승리를 보장하듯 국민을 위한 정치권의 구슬땀 없이는 국민의 가슴을 열 수 없다. 때마침 접한 폴란드 전의 낭보를 추진력으로 해서 6.13 지방선거에서도 그렇게 아름다운 풀레이와 멋진 매너를 보여 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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