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있을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달 29일 오전 10시경 서해 연평도 해상에서 북방한계선을 침범한 북측 경비정의 기습적인 포격으로 남북 해군간에 교전이 벌어진 사건이 발생, 충격을 주고있다. 이 과정에서 해군 고속정1척이 침몰했으며 이 고속정을 지휘하던 윤영하 대위 등 우리해군 4명이 전사하고 1명이 실종됐으며 19명이 부상했다. 세계인의 축제 월드컵이 그 대단원의 막을 내리고 있는 시점에 발생한 이번 서해 사태는 북한의 의도적인 군사도발임이 분명해 보인다.

 지금 세계는 온통 월드컵 축제로 들떠있다. 이번 월드컵 축제가 한국인에게는 그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승리와 환희로 하나가 된 우리 민족의 소중한 경험이었다. 이같은 분위기에 북한의 도발은 민족적 성취감과 자부심을 짓밟으려는 의도로 계획된 행동이라고 밖에 볼수없다. 햇볕정책의 최대 수혜자인 북한은 금강산관광의 댓가로 받은 거액의 현금을 비롯 식량과 비료 등 엄청난 지원을 받았다. 그것에 대한 보답이 포탄세례이고 장병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만행인가. 정말 있을수 없는 일이다. 어떤 경우에라도 남북 청년들이 서로 피를 흘리게 만드는 사태만큼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최근 남북 사이에는 8.15축전을 논의할 민간단체의 만남이 예정돼 있는 등 민간분야는 꾸준히 교류가 이뤄지고 있고 북측과 미국 사이도 특사 방북 문제가 마무리돼 가는 등 부시 행정부 이후 어느 때보다 잘 풀려나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런 때에 왜 남측 고속정에 갑작스레 선제사격을 가했는지 지금으로서는 분명치 않다. 군 당국에서는 몇 가지 정황상 상당한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그 의도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속시원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서해 5개도서 부근 해역의 관할권 다툼이 해결되지 않는 한 앞으로도 이번과 같은 무력충돌이 재연될 수 있다. 과거 50여년 동안의 타성에 젖어 앞으로도 어물쩡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북한이 자신들의 도발이 어물쩍 넘어갈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것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위험이 따르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정부는 이번 사태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고 분명한 문책과 적절한 응징으로 재발방지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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