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중학생의 기초학력이 전국 최하위로 나타났다. 울산시 교육청이 권철현(한나라당)의원에게 제출한 국감자료 내용이다. "창피하고 자존심이 상한다"는 표현 이전에 시교육청 당국에 "어쩌다 울산교육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는지" 묻고 싶다.

□국감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지역 내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초학습 부진아 판결 검사결과 초등학교 3학년 수준의 읽기, 쓰기, 셈하기를 못하는 기초학습 부진학생의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읽기·쓰기의 경우 1.32%(623명), 셈하기는 2.15%(1,010명)가 초등학교 3학년 수준의 기초학습 능력에도 훨씬 못 미쳤다. 특히 셈하기는 서울과 부산, 대구에 비해 무려 3배나 높게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또 다른 심각성은 고학년으로 갈수록 기초학습 능력이 훨씬 더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울산지역 중학생들의 기초학력 부진현상은 그 심각성으로 볼 때 아무래도 한 귀로 흘려 버릴 성질의 것이 아니다. 학생들이 읽기, 쓰기를 못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계속해서 교육받기가 사실상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 읽기, 쓰기를 제대로 못할 경우 그 이상의 학습능력에 제약을 받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최근 세계화가 급속하게 진전되면서 교육 분야도 열린 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열린 교육에 따른 학생들과 교사들의 수업방식도 과거와는 몰라보게 달라졌다. 그러나 문자를 접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일 수밖에 없는 문자와 문장을 읽고 쓰는 것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왜냐하면 보다 열린 교육을 수용하기 위한 기초학습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중학생들의 기초학습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은 교육계의 책임이다.

□울산교육의 백년 대계가 처음부터 반듯하게 서는 것이 아니다. 그것에 앞서 초중 학생들부터 반듯하게 키워야 한다. 당연히 교사들의 열성과 희생이 뒤따를 수 밖에 없다. 중학생들의 소식은 자칫 잘못할 경우 여러 가지 억측을 낳을 수 있다. 또한 지역 교사들에 대한 불신감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벌써부터 울산에서 자식교육을 계속해서 시켜야 하는 것인지를 놓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 국감자료에서 확인된 소식이 더 이상 교육계 전체로 확산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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