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과 김종필 자민련총재 간의 회동에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들이 이번 회동에 관심을 갖는 것은 이들의 논의 내용이 앞으로 우리 정계에 큰 영향울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회담과 관련 청와대와 자민련은 각종 게이트 파문과 대북정책 방향 등 국정현안 전반에 대해서만 논의를 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은 두 시간 넘게 계속된 단독회동에서 과연 그 정도내용만 말했을까 하고 의문을 갖는다. 회동이 있기 수 시간 전 있었던 개각에서 자민련 연고 인사의 재입각과 박지원 정책특보의 청와대 재입성이 이뤄져 혹 이번 회담에서 정개개편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요즘 부상하고 있는 정계개편론은 권력구조 개편을 매개로 전개되고 있다. 대통령중심제에 폐해가 있는 만큼 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로 권력구조를 개편해야 하고 여기에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끼리 새로운 정치 집합체를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제왕적 대통령제에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고 정치인들의 개개의사에 따른 이합집산 또한 문제될 것이 없어 정계개편론은 겉보기에는 그럴싸하다. 그러나 이런 고상한 취지로 정계개편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는 사람은 드물고

이 보다는 대선 승리를 목적으로 한 정략적 짝짓기라는 지적들이 무성하다.

정계개편론의 진원지는 자민련 김 총재이다. 김 총재가 내각제를 주창하고 민주당의 일부 정치인들이 동조하면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김총재는 스스로 우리나라 최초의 내각제 정권을 무너 뜨린 사람이다. 그런 그가 내각제에 다시 목을 걸고 있다는 것은 이해 하기 힘들다. 이런 주장에 맞장구치는 일부 민주당 인사들도 한심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들이 내각제를 앞세우는 이유를 알 수 없지만 내각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정치인들은 국민이 요구하는 것이 정치개혁이지 정계개편 놀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후 내각제에 대한 주장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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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HAP) 020130 1457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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