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설 연휴동안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런 현상은 올 설 명절의 휴무날짜가 예년에 비해 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민속 명절이 과거와는 달리 가족단위의 행사로 변모한것도 이런 현상의 요인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명절에는 가족은 물론이고 일가 친인척이 모여 조상의 은덕을 감사하고 이웃 어른들을 찾아 세배를 올리면서 하루를 보내었다.

그러나 요즘은 설 명절을 가족단위로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 이를 반영하듯 올 설에는 가족단위의 해외 여행객들이 예년에 비해 많다.연휴를 맞아 가족 전체가 해외에 머물면서 조용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좋은 일이다. 특히 요즘 처럼 바쁜 도시인들에게 가족단위의 해외 여행은 가족의 고마움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우리의 경제 사정이다. 한마디로 우리 경제는 아직 연휴라고 해서 가족 단위로 해외여행을 하면서 돈을 쓸 수 있는 형편이 아니다. 특히 여행비에서 보면 아직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보다 해외로 나아가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훨씬 많아 국제 수지상 적자가 높다.

그런데 이처럼 국제수지가 어려운데도 울산만 해도 이번 설 연휴동안 동남아를 비롯해 중국과 일본등 해외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은 것으로 집계가 되었다. 경기에서 보면 울산만 해도 올 설 경기가 좋지 않다. 울산의 기업체중에는 설을 맞아 임금을 지불하지 못하는 업체가 많아 이번 설에도 고향을 찾지 못하는 근로자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런데 한쪽에서는 이렇게 제때 임금을 받지 못해 고향을 찾지 못하는 근로자들이 많은데 반해 설 연휴를 가족 단위로 해외에서 보내겠다는 사람이 넘쳐난다는 것은 이해 하기 힘들다.

물론 가족단위의 해외여행을 하는 사람들 중 가정 경제를 걱정 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사회가 올바로 서기 위해서는 가진자들이 가정경제 못잖게 국가 경제도 생각 할줄 알아야 한다. 올 설날은 우선 내가 번돈 내멋데로 쓴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서 줄어들 때 조상에게 제사하고 이웃을 돌본 우리 명절의 참뜻이 살아 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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