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미국대통령이 중간 평가에서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을 계속 지배하게 됐을 뿐 아니라 상원에서도 다수당의 위치를 차지하는데 성공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로써 2년 전 대통령 선거 당시에 입은 깊은 상처를 완전히 치료하면서 다음 번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될 바탕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우리의 관심은 부시 대통령이 이번 선거 결과를 어떻게 해석할 것이며 또 이 분석을 토대로 어떤 정책을 펴 나갈지에 집중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한 이유로는 나쁜 경제에도 불구하고 부시 대통령이 비교적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었고 또 공화당이 선거자금 면에서 확실한 우위를 차지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일반적으로 미국의 의회 선거에서 유권자들의 최대 관심사가 외교문제 보다는 경제문제에 쏠려 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결국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현재의 경제 침체를 부시 행정부의 책임으로 돌리는데 실패한 것으로 풀이되고있다.

 하지만 부시 대통령과 그의 주변 사람들이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 측 승리의 의미를 확대 해석할 경우 그들이 추진해온 외교, 군사 노선을 더욱 강경한 쪽으로 끌고 가려는 유혹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 국내와 국외에서 점차 격렬해지고 있는 반전시위와 같은 움직임에도 눈 돌릴 줄 아는 균형감각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한 나라가 어떤 대통령과 어떤 의회를 갖는가는 그 나라 국민들이 선택할 문제며 그로 인한 국가적 운명의 변화는 결국 국민들이 감당할 몫이다. 문제는 그들의 선택이 결과적으로 다른 나라 사람들의 운명에도 영향을 준다는데 있다. 큰 영향을 받고있는 우리로서는 부시 행정부가 이번 선거 이후 북한 핵문제에 있어서도 긴장고조의 위험성이 있는 강경책을 선택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를 가져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어떤 경우라도 미국의 행정부와 의회는 우방과의 긴밀한 협조에 중요성을 부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앞으로도 한~미 두 나라는 양국간의 문제, 그리고 북한 문제를 비롯한 국제 문제에서도 이상적인 협조 관계를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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