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가뭄으로 동백 개화 늦고 개체수 줄어

16일 찾은 목도, 동백 개화시기를 맞았지만 봉오리 크기나 개체수가 예년에 비해 확연히 줄었다.
▲ 16일 찾은 목도, 동백 개화시기를 맞았지만 봉오리 크기나 개체수가 예년에 비해 확연히 줄었다.
바닷바람이 울산에 봄소식을 전하는 길목에 위치한 천연기념물 제65호 목도 상록수림. 이 작은 섬의 동백 꽃망울에서부터 울산의 봄은 시작되지만 올해는 봉오리 크기나 개체수가 예년만 못하다.

겨울가뭄 영향이 가장 큰 원인이겠지만 경기침체로 모두가 어려움에 처한 상황을 알기라도 하듯 화려한 자태보다는 은은한 기품으로 꽃소식을 전하고 있다. 많은 울산시민들의 가슴 속에 자리잡은 탓에 기쁨도 슬픔도 함께 나누는 것이리라.

16일 찾은 목도는 온산 국가산업단지 한켠에 있는 섬이라고 믿기지 않을만큼 자연 그대로의 진귀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동백과 후박나무가 어우러지고 사이사이에 소나무와 상록수림이 조화를 이루며 오순도순 살아가는 모습이 정겨웠다.

18년 전 심어진 동백나무가 초등학생 키 만큼 밖에 자라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아름드리 동백나무들은 300~400년은 된 것으로 추정된다. 산업단지가 들어서는 과정에서부터 계속 변모하고 있는 울산을 지켜오고 있는 산 증인인 것이다.

하지만 동백나무들 대부분이 예년에 비해 꽃망울 크기는 작아지고 개체수는 다소 쇠약했다. 동백꽃은 통상 2월 초부터 개화를 시작해 4월 초에 만개하면서 섬을 붉게 물들이지만 올해는 개화시기도 늦어지고 개체수도 줄어든 것이다. 긴 겨울가뭄을 견디느라 기력이 다소 약해진 것이 확연했다.

반면 성장속도가 빠르고 기세가 좋은 후박나무는 동백나무를 핍박이라도 하듯 한껏 기세를 올리고 있었다. 부분적인 관리가 필요해 보였다.

목도는 지난 1992년 문화재청이 일반인 출입을 통제하면서 자연생태계를 잘 보존하고 있으며 동해안의 유일한 상록수림으로 수령 100년 안팎의 동백나무 540그루(70년생 이상)를 비롯해 춘백 116그루, 소나무 376그루, 벚나무 112그루 등이 자생하고 있다.

최석복기자 csb736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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