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울산시 중구 학성동 새벽시장내 청과도매상에서 전북의 이서배를 울산배로 속여 팔다가 적발되는 신종 사건이 발생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울산출장소에 따르면 전북 이서배를 울산배로 포장(원산지 허위표시)해 시중에 판매한 혐의로 K, B 등 2개 청과도매상이 적발되고, 이모 씨 등 2명이 구속됐다.

□김씨 등은 전북 완주산 이서배 720상자(상자당 18Kg)를 상자 당 1만9천원에 대량 구입해 울산지역 농협에서 생산 판매하는 울산배 상자에 넣어 시중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1만9천원에 구입한 이서배를 울산배로 속여 상자당 2만4천원-2만5천원에 되팔아 상자당 5천원의 부당 이익을 취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것은 국내 원산지를 허위 표시한 농산물을 시중에 판매하다 적발된 유통방식이다. 대다수가 경험한 일이지만, 그동안 농산물의 판매유통 과정에서 값싼 외제 수입산을 토종 국산으로 둔갑시켜 시중에 팔다 적발되는 경우를 종종 보아 왔다. 그러나 이번처럼 국산 농산물의 원산지를 허위 표시해 국내의 다른 지역 시장에서 파는 경우는 그리 흔한 방식이 아니다.

□이서배를 울산배로 둔갑시킨데 대해 시중 여론은 의외로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태풍으로 낙과 피해가 심해 울산배의 생산량이 줄어들자 생각해낸 자구책이라고 지적한다. 또한 설 대목을 앞두고 한 몫을 챙기겠다는 일부 청과물 도매상들의 욕심이 낳은 결과라는 얘기도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 결코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다. 그것이 울산배와 관련된 것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익히 알고 있듯이, 울산배의 명성은 이미 세계적이다. 고당도 등 높은 품질로 해서 국내외에 울산을 대표하는 최고의 농산물로 자리를 잡은 것이다. 울산시와 울주군에서는 이 같은 상품을 세계적 상품으로 브랜드화 하기 위해 매년 수 차례 외국을 돌며 배 상품 세일즈에 나서고 있다. 상황이 이럴진데, 최근 원산지 둔갑의 배 사건같은 것이 자칫 울산배의 명성을 손상시키지나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외국산 농산물의 국산둔갑도 골치 아픈 현실에서 국산농산물 끼리의 둔갑유통은 바람직하지 않다. 불법행위가 다시 없도록 관계 당국의 철저한 단속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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