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의 신 고리원전 고압송전선 설치계획을 반대하는 탄원서를 14일 서생면 주민들이 울주군에 제출했다. 주민들은 탄원서에서 "고리원전의 고압송전선 때문에 마을이 지옥과 다름없는데 또 다시 고압선 설치계획을 추진 중인 것은 지역주민을 모두 죽이겠다는 것과 같다”고 주장하고 집단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주민들이 집단 반발하는 이유는 이렇다. 기존 고리원전의 송전선 3개 노선을 설치한 상황에서 한전이 또 다시 서생면 상공을 지나는 고압선을 설치하려 하기 때문이다. 특히 서생면 일대에 건설예정인 신 고리원전 전기를 북부경남지역에 공급하기 위해 북경남 변전소 건설계획과 연계해 서생, 기장군 장안읍을 거쳐 경남 창녕까지의 175개 고압송전선철탑위치선정 용역까지 의뢰해 놓고 있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서생면 원곡의 경우 기존 송전선과 신설 송전선이 각각 마을 앞뒤를 지나고 있다는 점이다. 주민들은 "가뜩이나 송전선이 마을 앞에 설치된 후 전파 방해로 TV시청에 어려움이 많고 배 과수원 등에 재산권 피해가 적지 않다”며 철탑설치반대대책위까지 구성해 놓고 있다.

 그런데도 한전은 대규모 송전선로 설치를 위한 용역설계를 추진, 기존 방침을 밀어붙일 계획으로 있다. 울주군 역시 "정밀진단이 필요하다. 지역 주민과의 사전 협의 없이는 집단반발 우려가 있다”는 등 원론적인 입장만 견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차제에 지역 내 반핵 여론을 결집해 송전전 설치 반대 및 신 고리원전 백지화를 재점화 하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우리는 서생면 원곡 마을 앞뒤를 지나게 될 송전선과 관련, 지역 주민들의 최근 움직임에 주목한다. 익히 알다시피, 송변전 시설의 건설에 따른 전자장의 위험은 이미 세계적인 쟁점화 단계에 와 있다. 고압 송전선의 자기장 노출과 인체피해에 대한 공포심도 그만큼 커진 것이다. 그런데도 한전이 전력공급에만 급급해 송전선로를 설치하려는 것은 해당주민의 목숨을 담보하는 것이나 진배없다.

 장기 전력수급을 위해 건전하고 지속 가능한 친환경적 전력수급책을 세우는 일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지금의 한전방식으로는 곤란하다. 어떤 경우에서건 고압송전선이 주민의 생존권을 박탈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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