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항이 지난 92년부터 고수해 온 월간 처리 물동량 1위 자리를 지난달 광양항에 넘겨주었다. 10여 년이 넘도록 1위 자리를 지켜왔던 울산항이 이번에 1위 자리를 광양항에 빼앗긴것은 울산항에 대한 정부의 지원 부족과 지역출신 항만 관계자들의 안일한 대응때문으로 풀이된다. 그 동안 울산시를 비롯한 항만 관계자들은 울산항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에 대한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해양관계자와 중앙 정치인들도 울산을 방문할 때마다 울산항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신항만 건설을 계획대로 추진할 것을 약속했다.

 이들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우리 경제에서 울산항이 차지 하는 비중은 크다. 우리는 지금까지 21세기는 환태평양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기적으로 보면 환태평양 시대가 이미 열렸다. 따라서 동해 최대 항인 울산항의 역할이 높아지고 있다. 울산은 특히 남북화해 이후 남북교역의 중심항이 되어 그동안 남북 교역의 중심 역할을 했고 이런 역할은 앞으로 남북 교역이 늘어날 경우 더 활성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번에 나타난 물동량의 순위 바뀜은 그동안 울산시와 항만관계자 그리고 중앙정치인들의 구호가 구두선에 불과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안타까운 것은 이처럼 국가 경제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고 앞으로 큰 역할을 할 울산항이 사업의 우선 순위에서 밀려 예산편성이 부진했다는 것이다. 예로 울산 신항만 건설만 해도 정부의 주요 인사가 울산을 방문할 때마다 차질 없는 사업 추진을 약속했지만 예산 편성이 늦어져 지금까지 사업이 부진하다. 울산 신항만 건설의 경우 사업의 우선 순위에서 보면 가까운 부산항은 물론이고 물동량이 울산보다 훨씬 적은 포항항 보다 뒤져 있다.

 .이것은 한마디로 울산시와 항만 관계자 특히 지역 국회의원들이 이 문제와 관련 안일하게 대응했기 때문이다. 지역사업은 구호도 중요하지만 이에 못잖게 중요한 것이 지역현안을 중앙에 잘 알려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다. 울산시와 항만 관계자 그리고 지역출신 국회의원들이 이번에 나타난 물동량의 순위 바뀜을 계기로 지역사업과 관련된 예산 확보에 좀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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