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가 출범한 지 4개월만에 최대 고비를 맞고 있다. 전국 노동자들의 여름투쟁이 점점 열기를 더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노동계의 공통현안은 경제자유구역법, 주 5일 근무제, 비정규직 문제 등으로 압축할 수 있다. 여기에 임단협, 철도구조개혁, 교육행정보시스템(NEIS), 건강보험재정통합 등 각 단위별 산별노조의 쟁점들도 같은 시기에 함께 불거져 한치 앞을 내다볼 수가 없다.

□이와 관련해 노동단체의 대정부 투쟁도 6월 말에서 7월 초에 걸쳐 꽉 짜여져 있다. 6월18일 조흥은행노조, 21일 전교조 연가투쟁, 24일 전국궤도연대, 25일 민주노총, 28일 전국철도노조, 30일 한국노총, 7월22일 금속노조 등. 정말이지 나라상황이 어디까지 치달을 지 심히 우려된다.

□울산시 역시 각종 노사분규에 따른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수개월 째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시립무용단 사태, 공무원노조 사태, 조흥은행 총파업, 현대자동차 쟁의행위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게 널려 있다. 보다 큰 고민은 노동계에 힘이 실리면서 외국기업의 국내 투자환경도 점차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노조의 강성투쟁이 지역의 투자환경을 이래저래 저해시키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선례로 볼 때 노사문제는 당사자간의 이해부족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힘으로 밀어붙이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도 입증이 됐다. 따라서 사태해결을 위해서는 충분한 대화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 우리는 노사문제에 관한한 새로운 장면을 수 차례 목격하게 됐다. 대화와 타협의 법질서를 무시하고 집단의 힘을 이용해 이익을 관철하려는 물리적 행위가 그것이다.

□노동계의 여름투쟁에 대해 우려하는 것도 이 같은 현상이 고착돼 노동환경을 지금보다 더 나쁘게 하거나 외국기업의 국내유치를 저해하고 기 유치된 외국기업의 경영환경을 악화시키지나 않을까 해서이다. 실제로 울주군 온산 국가산업단지내 외국인 투자기업 OTK(주)의 경우 "노조의 무리한 요구가 전략적인 회사경영을 어렵게 하고 있으니 이를 해결해 달라"며 서신으로 울산시에 하소연을 해왔다고 한다.

□지역내 노사문제는 원론적이지만 대화와 타협이 최선책이다. 그리고 그것은 기업도 살고 노조도 살고 하는 공생과 상생의 원칙을 준수할 때 가능하다. 여름투쟁에 앞서 노사는 경제성장활력과 경쟁력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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