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중의, 한시를 통한 세상 엿보기(269)

▲ 성범중 울산대학교 국어국문학부 교수

요즘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다. 특히 비만에 대해서는 병적이라고 할 정도로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다. 예전의 선비들도 건강을 지키는 導引法(도인법)에 대한 관심에도 불구하고 일 때문에 등한시한 측면이 없지 않았다.
丁若鏞(정약용, 1762~1836)은 <答仲氏(답중씨, 둘째형 若銓에게 답하다)>에서 “導引法(도인법)이 분명히 유익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12년 동안 새벽부터 밤까지 六經(육경)의 일에 빠져서 겨를이 없었습니다. 이제 다행히 육경을 마쳤으니 방 하나를 깨끗이 소제하고 아침저녁으로 노력하는 가운데 틈을 내어 도인에 유의하겠습니다.”라고 한 바 있다.

閉目冥心坐(폐목명심좌): 눈 감고 잡념을 버리고 앉아
握固靜思神(악고정사신): 엄지를 감싸 쥐고 조용히 생각한다.
叩齒三十六(고치삼십륙): 치아를 서른여섯 번 마주치고
兩手抱崑崙(양수포곤륜):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싼다.
左右鳴天鼓(좌우명천고): 좌우의 뒤통수를 울려서
二十四度聞(이십사도문): 스물네 번 들리게 한다.
(握固: 네 손가락으로 엄지손가락을 굳게 감싸 쥠. 天鼓: 뒤통수)

이 인용은 洪萬選(홍만선)의 󰡔山林經濟(산림경제)󰡕 「攝生(섭생)」에 실린 <臞仙導引訣(구선도인결)>의 첫머리로서 明(명)나라 朱權(주권, 涵虛子)의 도인법을 소개하고 있다. 주석에 “이것은 곧 치아를 마주치고 정신을 집중하는 방법이다. 먼저 반드시 눈을 감고 잡념을 버리고서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握固(악고)하여 조용히 생각한다. 그런 뒤에 치아를 36번 마주친다. 또 두 손을 목 뒤로 돌리고 소리가 귀에 들리지 않도록 9번 숨을 쉰 다음 손을 옮겨서 각각 귀를 막고 둘째손가락으로 가운뎃손가락을 누르면서 腦(뇌)의 뒷부분을 좌우로 각기 24회씩 두드린다.”는 설명이 붙어 있다. 이런 방법을 통해서 심신을 건강히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성범중/ 울산대학교 국어국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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