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200~300명 걸리는 희귀병, 조기발견 어려워
귀밑샘서 가장 많이 발생…턱밑·혀밑샘 순 발병

▲ 침샘은 크게 이하선(귀밑에 있는 침샘), 악하선(턱밑에 있는 침샘), 설하선(혀밑에 있는 침샘)으로 나뉜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제공

지난해 9월 소설가 최인호씨가 침샘암으로 별세하고, 지난 6월에도 메이저리거의 전설, 토니 그윈이 침샘암으로 사망하면서 침샘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두경부질환 전문의들은 전래동화 속의 혹부리영감도 양성침샘종양이었을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치료하지 않으면 심각한 합병증 유발

침을 생산, 분비하는 침샘에 종양이 생기는 질환인 ‘침샘암’은 국내에서도 연간 200~300명 정도의 소수에게서만 발병하는 흔치 않은 병이다.

침샘(타액선)은 크게 이하선(귀밑에 있는 침샘), 악하선(턱밑에 있는 침샘), 설하선(혀밑에 있는 침샘)으로 나뉘고, 구강 내에 소타액선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침샘질환은 유행성이하선염, 타석증(침샘에 돌멩이가 생기는 것), 종양이 있고 이들의 공통적인 증상은 뺨이나 귀밑, 턱밑이 붓거나 종괴가 만져지는 것이다.

이는 악성종양이지만 일찍 발견하고 절제 가능한 크기라면 수술로 회복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침샘암이 희귀병인데다 일찍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이비인후과 안수연 과장이 침샘암 환자를 수술하고 있다.

안수연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이비인후과 과장(갑상선두경부암센터장)은 “유행성 이하선염(볼거리)은 바이러스가 원인이고 어린이에게서 많이 발생한다”면서 “한쪽 또는 양쪽 뺨 부위가 통증과 함께 붓고, 보통 2주 내에 특별한 치료 없이도 호전되지만, 세균성 감염에 의한 다른 질환의 경우 치료하지 않으면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반드시 감별진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침샘 종양은 이하선에 가장 많이 발생

타석증(침샘에 돌멩이가 생기는 것)은 침샘이 반복적으로 붓고 특히 식사 후 증상이 심해진다면 의심해 봐야 한다.

타석이 타액관을 막아 침샘이 배출되는 것을 방해해 발생하며, 주로 식사할 때 침이 많이 만들어지므로 증상이 심해지게 된다.

안수연 과장은 “타석은 주로 악하선에 발생하며 이하선에서도 종종 발생한다”며 “악하선 타석의 경우 입안으로 타석을 제거하는 수술로 치료하게 되는데 간혹 수술로 악하선 전체를 제거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침샘 종양은 이하선에 가장 많이 발생하고 그 다음이 악하선이며 설하선과 소타액선은 흔치 않으나 악성이 많은 편이다.

안 과장은 “종양은 대부분 무통성의 종물로 나타나지만, ‘안면신경 마비나 혀의 마비 또는 감각 이상이 함께 생기는 경우’ ‘종양의 크기가 갑자기 커지는 경우’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 ‘주위 구조물이나 피부에 고정돼 잘 움직이지 않는 종양의 경우’에는 악성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고 주의를 요구했다.

침샘 종양의 진단은 초음파와 CT, MRI 등이 이용되며 종양의 일부를 떼어 조직검사를 실시하는 세침흡인세포검사가 가장 중요한 검사이다. 침샘 종양은 양성종양이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악성으로 변하거나 전이가 발생하기도 하며 재발을 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조기수술이 필요하다.

박진우기자 iory8274@ksilbo.co.kr

도움말=안수연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이비인후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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