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질환은 직립보행을 하는 인간의 숙명이기도 하다. 역학조사에 따르면 통증 질환 중에서 두통 다음으로 많은 발병률을 보이는 것이 요통이고, 전체 인구의 80%가량은 일생에 한 번 이상 척추질환을 겪는다고 한다. 특히 온종일 책상 앞에 앉아 구부정한 자세로 컴퓨터 작업을 하는 직장인들은 허리디스크나 목디스크의 위험에 늘 노출돼 있다. 임춘수 아름다운울들병원 원장의 도움말로 ‘척추 건강을 위한 직장인의 하루 생활법’에 대해 알아본다.

허리에 무리가지 않도록 천천히 기상
출근길 운전 시작전 등받이 조절 먼저
하루종일 앉아 일하는 직장인이라면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근육 이완 필수
잠잘때도 무릎밑 베개로 부담 덜어야

◇기상 시간, “5분만 빈둥거려요”

알람시계의 울림에도 불구하고 10분을 미루고, 20분을 미루다 결국 허겁지겁 일어나느라 몸을 벌떡 일으켜 세운 경험,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갑자기 허리를 펼 경우 허리에 무리가 갈 수 있다. 

 

임춘수 원장은 “잠자는 동안 거의 움직이지 않던 근육과 관절이 일상생활을 시작하려면 약간의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상태에서 갑자기 몸을 일으키는 등 무리한 동작을 취하면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눈을 뜬 후 5분 정도 잠자리에서 빈둥거리면서 몸을 움직여주면 혈액순환이 촉진돼 새로운 하루를 시작할 준비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침대에서 일어날 때에도 누운 상태에서 곧바로 상체를 세우기보다는 다리를 먼저 바닥에 내린 다음, 손으로 침대 매트를 짚으면서 상체를 세워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세수를 할 때는 세면대에 허리를 굽혀서 얼굴만 씻기보다 샤워기 아래 바로 서서 따뜻한 물로 온몸을 가볍게 씻어주는 것이 허리 건강에 도움된다.

◇출근 시간, “운전석 등받이 조절부터”

운전을 위한 자세는 누워있는 자세보다 5~6배 이상 허리디스크에 압력이 가해진다. 또 잘못된 자세의 운전은 목과 허리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이러한 부담을 줄이려면 운전석 등받이를 100~110도가량으로 맞추고, 엉덩이는 자동차 시트 끝에 바짝 붙여 앉는 것이 바람직하다. 

▲ 아름다운울들병원 임춘수 원장이 허리와 목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를 상담하고 있다.

임춘수 원장은 “머리받이는 단순한 머리 받침대가 아니라 후방 추돌사고에 대비해 목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라면서, “머리받이의 위치를 조절할 때는 옆에서 봤을 때 머리받이 중심이 목이 아닌 귀 높이까지 높게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머리와의 간격은 보통의 운전 자세에서 머리받이가 뒷머리에 닿을 듯 말 듯할 정도로 밀착돼야 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 후방 추돌사고를 당했을 때 목이 꺾여 심각한 충격을 입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운전석 간단 스트레칭>바로 앉은 자세에서 어깨만 최대한 으쓱하게 높였다가 툭 떨어뜨린다. 양손을 수평이 되게 핸들을 잡은 다음 안쪽으로 힘주어 오므린다. 그다음 반대로 양손을 핸들 안쪽으로 넣고 손바닥이 바깥쪽으로 향하게 잡은 다음 바깥쪽으로 힘주어 벌린다. 이상의 동작을 수차례 반복한다.

◇오후 업무 시간, ‘30초 스트레칭’

하루 6시간 이상을 컴퓨터 앞에서 보내는 직장인들은 바른 자세를 습관화하는 것이 좋다. 컴퓨터를 사용하는 동안 피로를 줄이기 위해서는 모니터 상단이 눈높이에 위치하도록 책상과 의자 높이를 조절해야 한다. 또한,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너무 오랫동안 고개를 숙이는 행동도 자제해야 한다.

임춘수 원장은 “같은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하면 목, 어깨, 허리 주변의 근육들이 경직되면서 통증을 일으키고 일의 능률까지 떨어뜨리게 된다. 근육은 게맛살처럼 아주 가는 근육 섬유들의 다발로 이뤄져 있다. 근육이 경직되면 혈액공급이 감소하고, 근육 섬유들이 사멸돼 근육이 위축될 수 있다. 따라서 빨리 일을 마무리하기 위해 통증을 참는 것보다는 통증이 느껴진다면 하던 일을 잠시 쉬고 스트레칭으로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근육을 보호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사무실 간단 스트레칭>양손을 깍지 끼고 머리 위로 쭉 편 다음 좌우 방향으로 옆구리를 숙여준다. 양손을 깍지 끼고 머리 뒤를 감싼 다음 고개가 숙여지도록 지그시 눌러준다. 그다음 반대로 양손의 엄지손가락을 펴서 턱밑에 대고 고개가 젖혀지도록 천천히 밀어 올린다. 이상의 동작을 수차례 반복한다.

◇수면 시간, “ 6~8㎝ 베개가 적당”

허리 근육에도 휴식을 줘야 하는 시간이다. 몸의 기둥인 척추는 S자 모양을 이루는 게 정상이기에 잠을 잘 때도 척추가 S자 모양을 유지하면서 자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똑바로 누워 잘 때는 무릎 밑에 베개를 넣고, 옆으로 돌아 잘 때는 죽부인이나 베개에 다리를 올리고 자면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다리 사이에 베개를 끼면 척추 정렬을 도와 척추가 비틀리는 것을 막기도 한다.

임춘수 원장은 “건강한 목뼈는 일직선이 아니라 활처럼 앞쪽으로 살짝 굽어있다. 그런데 너무 높은 베개를 사용하면 목뼈가 일직선으로 바뀌면서 목신경을 압박하게 된다. 이러한 자세가 오랜 시간 반복되면 일자목으로 변형될 수 있으며, 목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목뼈 곡선을 정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베개의 높이가 6~8㎝ 정도 되는 것이 적당하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도움말=임춘수 아름다운울들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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