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손보다는 신용카드로 살살 긁어내면서 제거
물에 빠진 환자 의식없다면 목뼈 손상 주의해야

 

여름 휴가철 야외활동이 빈번해지면서 응급상황에 올바르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이다. 응급 상황에 대한 간단한 처치와 대처 능력으로 추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 및 후유증을 예방할 수 있다. 적절한 응급처치법을 알아둬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지키도록 하자.

◇“응급처치로 배를 누르면 안 돼”

물놀이 중 누군가가 물에 빠졌다면 가능한 한 빨리 환자를 물 밖으로 꺼내 인공호흡부터 시행해야 한다. 환자가 물 밖으로 구조되면 수면상태라 할지라도 우선 2번의 구조 호흡을 시행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흡이나 의식이 없다면 가슴 압박, 인공호흡, 제세동 등 심폐소생술을 하도록 한다. 

▲ 휴가철 야외활동 중에 일어날 수 있는 각종 응급상황과 그 대처법에 대해 알아본다. 사진은 해운대 해수욕장. 연합뉴스

이장희(사진) 남울산보람병원 응급의학과장은 “환자를 구조한 다음, 배를 눌러 마신 물을 토해내게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며, “몸으로 들어온 물은 즉시 순환계로 흡수되기 때문에 굳이 기도 내에 남아있는 물을 제거할 필요가 없으며, 배를 누르는 행동으로 인해 위 속의 내용물이 역류해 올라오면 구토물이 기도로 넘어가 기도가 막히게 되고, 향후 흡인성 폐렴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또 물에 빠진 환자가 의식이 없거나 팔과 다리가 축 늘어진다면 경추(목뼈) 손상을 염두에 둬야 한다. 만약 경추 손상이 의심된다면 환자를 옮길 때 목이 최소한으로 움직여지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와 함께 이 과장은 “물에 빠진 이후 구조가 필요했던 경우, 호흡곤란의 증상이 있었거나 있는 경우, 사고 당시의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 경우, 의식이 저하된 경우, 잠시라도 무호흡이 있었던 경우 등 이 중 한 가지라도 해당 사항이 있다면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현재 증상이 없더라도 폐부종 등의 합병증이 지연성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병원에서 4~6시간 정도 경과를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파리 독은 반드시 바닷물로 소독

해파리는 우산 부분에서 늘어진 실 같은 촉수에 무수하게 많은 자포가 달려 있다. 이 자포는 스프링처럼 촉수에 무언가가 닿으면 반사적으로 침을 내밀어 독을 주입한다. 대부분 해파리는 투명해서 잘 보이지 않으며, 해파리가 바다에 없어도 자포가 촉수에서 떨어져 나와 바다에 떠다니다가 쏠 수 있기 때문에 해파리를 보지 못하고도 해파리에 쏘일 가능성이 높다. 또 죽은 해파리의 촉수도 반사반응은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함부로 만져서는 안된다.

이 과장은 “해파리에 쏘였을 때 수돗물로 씻어낸다면 민물과의 삼투압 차이에 의해 자포가 터질 수 있다. 때문에 바닷물로 씻어내는 것이 안전하다”면서 “쏘인 부위를 맨손으로 만지기보다 신용카드 등으로 살살 긁어내면서 제거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 2012년에 방영됐던 MBC 드라마 ‘골든타임’에서는 해파리 치료에 식초를 사용했는데, 이는 호주에 주로 서식하는 입방해파리에만 해당하기에 식초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해파리의 종류에 따라 식초가 효과적일 수 있지만, 일반인이 해파리의 종류를 구분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현장에서 응급처치할 때는 바닷물 세척이 가장 안전하다.

마지막으로 이 과장은 “해파리에 쏘인 이후 혈압이 떨어지거나 의식이 처지는 등 전신증상을 유발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에 가급적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도움말=이장희 남울산보람병원 응급의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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