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체험마을로 명성 울주군 삼동면 ‘금곡마을’
마을 초입에 40m 교각 10여개 들어서 피해 주장
도공 “수차례 설명회·열람 공고 법적 하자 없다”

▲ 울산~함양 고속도로가 울주군 삼동 금곡마을을 인접해 지나는 것으로 결정 나자 지역주민들이 29일 삼동면사무소에서 열린 주민설명회에서 결렬하게 반대하고 있다.

울산~함양간 고속도로의 노선이 수차례 변경되는 과정에서 최근 농촌체험마을로 명성이 높은 울주군 삼동면 금곡마을을 지나는 것으로 결정나자 이 지역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마을 초입에 높이 40m의 교각이 여러개 들어서면 그동안 공들여 가꾼 농촌체험마을이 황폐화되는 것은 불보듯 뻔하다며 대책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29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울산~함양 고속도로(총연장 144.8㎞) 건설구간중 밀양~울산구간 공사를 위해 지난 6월2일 이 일대 노선에 대해 도로구역결정을 고시했다. 이 구간은 울주군 청량면과 밀양시 산외면을 연결하는 폭24m의 왕복 4차선 도로다. 올해 1조8000억원(보상 포함)을 투입했으며, 지난 3월 착공해 오는 2019년 완공할 계획이다.  

 

그러나 뒤늦게 결정고시 소식을 알게된 금곡마을 주민들은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변경안 대로 추진되면 마을 입구에는 고속도로를 받치는 높이 40m의 교각이 10개 정도 세워지고 농촌체험지역과 이격거리가 100m남짓, 축사와는 불과 20m정도 떨어져 피해가 크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29일 오후 삼동면사무소에서 열린 공사관련 주민설명회에서 “막대한 주민피해가 예상되는 데도 도로공사가 사전설명없이 일방적으로 노선을 변경했다”며 “최종 노선안에 대한 수정 협의없이 공사와 보상설명회를 진행하는 것은 순서가 뒤바뀐 것”이라며 설명회장에서 퇴장했다.

주민대책위 관계자는 “중앙정부에서 최근 민원을 제기했고, 선형변경이 가능하니 기다리라는 답변을 받았다. 그런데 보상관련 주민설명회 통보돼 결정고시가 난 것을 알게 됐다”며 “고속도로 노선과 마을 초입간 간격을 최소 50m 이격시켜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금곡마을은 농림수산부에서 지정한 농촌체험마을로 모내기, 벼베기, 감따기, 도자기 만들기, 발효효소 체험을 위해 연간 1만5000명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다.

이에 대해 도로공사측은 “민원발생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이 노선을 결정했다”며 “이제와서 선형변경은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도로공사에 따르면 당초 설계안은 삼동면 공업지역을 거쳐 금곡마을 남측을 통과하는 노선이었다. 그러나 밀양박씨 종중산과 출강마을 근접통과로 민원발생이 예상되자 도로공사는 이 노선으로 변경했다. 변경된 안은 삼동면 공업지역 북측을 거쳐 금곡마을 북측을 통과하는 노선이다.

도로공사 밀양~울산 건설사업단 관계자는 “여러차례 설명회와 열람 공고 절차를 거친만큼 법적 문제는 없다. 또 관련 기관과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했기 때문에 주민들이 요구하는 선형변경은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구간은 이미 여러차례 노선이 변경됐다. 2009년 기본설계에는 삼성SDI 울산사업장과 방기택지지구 사이를 지나는 것으로, 2011년도에는 언양방면 북쪽으로 1㎞가량(경부고속도로 분기점 기준) 옮겨졌다. 반발여론이 발생하자, 하이테크밸리 내 심천저수지 북쪽 경계와 접하는 노선으로도 변경되기도 했다. 울산~함양 고속도로는 총사업비 6조1300억원을 투입해 오는 2020년 말께 완공할 예정이다. 최창환기자 cchoi@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