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곽에 위치·농업용수 사용 주말에도 한산

가뭄에 계곡 마르자 저수지 물 사용 수질 우려

▲ 울산시 북구에서 운영하고 있는 송정박상진호수공원 내 물놀이장이 외곽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지 않은데다 농업용수 사용에 따른 수질우려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동수기자
울산 북구가 한달전 개장해 운영중인 송정박상진호수공원 물놀이장이 아이들로 북적대는 타 물놀이장과는 달리 지역주민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위치가 다른 물놀이장과는 달리 도심이 아닌 외곽에 치우쳐 주민들이 접근하기 어려운데다, 상수도를 이용하지 않고 계곡수와 농업용수를 이용하는 바람에 수질에 대한 우려로 이용을 꺼리는 주민들이 많기 때문이다.

◇북적이는 타물놀이장과 달리 ‘한산’

31일 오전 송정박상진호수공원 물놀이장. 약 7억원에 예산을 들여 올해 처음 주민들에게 선을 보인 이곳 물놀이장은 예상과는 달리 한산했다.

몇몇 등산객들이 잠시 쉬거나 지나치고 안전요원 2명만이 물놀이장을 지킬 뿐이었다.

상수도를 이용하는 타물놀이장과 달리 마치 계곡에 놀러온 것과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고자 인근 무룡산 계곡수를 이용하는 차별점을 둬 기대를 모았던 것과는 180도 다른 모습이었다.

북구에 따르면 이 곳 물놀이장의 평균 평일 이용객수는 50명에 불과하다. 북구 명촌과 신천의 타물놀이장이 평일 250~300명이 오는 것과는 큰 차이가 난다. 주말에도 이곳에는 명촌과 신천이 420명의 이용객 수준을 보이는 것과는 달리 150여명 수준에 그치고 있다.

◇가뭄으로 계곡수 대신 농업용수 사용

울산지역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설치·운영하면서 지역의 인기시설이 된 물놀이장이 주민들에게 외면받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북구는 당초 인근 무룡산 계곡수를 직접 받아 운영할 계획이었으나 가뭄으로 계곡의 물이 마르자 인근 달영저수지의 농업용수를 끌어다 써 수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실제로 며칠전 물놀이장 바닥 곳곳에 이끼가 끼어있고, 부유물이 떠다니면서 일부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달영저수지에서 물놀이장으로 가는 농로 곳곳에는 한동안 고였던 것으로 보이는 혼탁한 물에 이끼류가 끼어있었다. 여과장치란 것도 촘촘한 그물망 하나를 수로입구에 설치했을 뿐이다.

대다수 이용객들은 물놀이장에 공급되는 물이 농업용수인지도 모르고 있었다. 주민 최모(여·35)씨는 “물놀이장에 농업용 저수지 물을 끌어다 쓰는 것을 전혀 몰랐다”며 “수질검사는 제대로 했는지 예민한 아이들 피부에 탈이 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북구는 이에 대해 물놀이장 수질은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북구 관계자는 “매주 1회 울산시 보건환경연구원에 수질검사를 의뢰하고 있는데 지난주에는 적합판정을 받았고 이번주에도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걸어서 20분…외곽에 치우친 입지도 문제

물놀이장 위치도 주민들이 발길을 돌리는 이유다. 박상진호수공원 주변은 한창 택지개발이 진행중인 곳으로 주택지라기보다는 농경지가 위치해있다.

게다가 물놀이장도 공원 가장 안쪽 외곽에 위치해 이용객들이 입구로부터 20여분 이상 도보로 가야한다. 북구를 관통하는 주도로인 산업로와도 3㎞가량 떨어져 있다.

북구는 입지문제와 관련 “도심에 조성된 물놀이장에 비하면 물놀이장 접근성이 다소 먼 것은 사실이지만 이 곳은 당초 계획당시 타 물놀이장과는 달리 계류보전사업과 함께 진행, 물놀이를 할 수 있는 자연형공간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추진된만큼 물놀이시설로만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고 해명했다.

이어 “다른 도심 물놀이장처럼 해달라는 요구와 다른 곳과 달리 운영하라는 요구가 겹쳐 고민이 크다. 향후 설문조사 등을 통해 주민의견을 수렴해 개선방안을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김준호기자 kjh1007@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