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제2의 도시 가오슝(高雄) 도심에서 1일 0시(현지시간)께 연쇄 가스폭발 사고가 나 최소 24명이 숨지고, 290여 명이 부상했다.
 현지 뉴스전문 채널 TVBS 등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가오슝시 첸전(前鎭)구에 있는 지하 석유화학 물질 공급관에서 누출 사고가 나 인근 하수도 통로 등으로 가스가 퍼지면서 연쇄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폭발은 가오슝 첸전구 카이스(凱施), 싼둬(三多), 얼성(二聖), 이신(一心) 거리 일대에서 집중적으로 일어났으며 큰 화염이 이어졌다.
 사고 피해 범위도 석유화학 물질 공급 동선을 따라 주변 2∼3㎞ 도로 일대까지 확대됐다.
 현지 소방 당국 등은 최소 8곳 정도에서 크고 작은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날 사고로 일반 시민 외에 사고 수습에 나선 소방관과 경찰 4명이 숨지고, 20여 명이 다쳤다.
 주타이베이 한국대표부는 “지금까지 한국인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한 주민은 “거대한 폭발과 함께 앞서 달리던 차량이 3층 높이 건물까지 치솟았다”고 말했다.
 연쇄 폭발로 현장 일대가 한순간에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석유화학 물질 공급관을 따라 폭발과 동시에 도로가 함몰되면서 도로 사이에 큰 웅덩이 길이 새로 난 듯한 모습을 연출했다.
 일부 주민은 폭발음과 함께 발생한 진동이 마치 지진이 난 듯했다고 말했다.
 폭발 충격으로 주변 도로가 크게 파손되고 주차된 차량과 오토바이 등이 뒤집어지기도 했다. 주변 건물 간판과 유리창 파손 피해도 컸다.
 폭발 전 도로의 하수구 등에서 가스냄새와 함께 하얀 연기가 솟아올랐다는 진술도 전해지고 있다.
 소방 당국은 전날 오후 8시46분 첫 가스 누출 신고 이후 관련 신고가 이어졌으며 작은 폭발이 자정 전에 시작됐다는 증언이 있다고 전했다.
 당국은 초보 조사결과 천연가스 공급관 관련 사고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구조와 사후 처리를 위해 가오슝 인근 타이난(臺南)시와 핑둥(屛東)현의 소방대원도 출동했고 1천300여 명의 군인 동원령이 내려졌다.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은 구조에 전력을 기울이라고 지시했다.
 사고 직후 가오슝시 당국은 현장 일대 2만여 가구에 대한 가스, 전기 공급을 중단했다. 또 안전을 위해 인근 주민들을 안전이 확보된 학교 등으로 대피시켰다.
 가스 누출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고 구조작업이 진행함에 따라 인명피해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현지 당국은 가오슝시 석유화학 공단 등에 공급하는 프로필렌 공급관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재난 당국은 현장 부근의 폭발 충격으로 전기가 끊기면서 잔해에 깔린 사람들을 수색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가오슝은 대만 남부 서해안에 있는 중계무역으로 유명한 항구 도시다. 사고가 난 첸전구 일대는 낮 시간대의 경우 차량과 사람의 통행이 많은 비교적 번화한 곳이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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