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시장 기대치보다 좋지 않은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장기 영업정지 처분 속에서도 마케팅 비용이 줄지 않은 가운데 회사별로 구조조정 비용과 팬택 채무 상환 유예비용 등이 더해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통 3사 가운데 SK텔레콤이 그나마 가장 괜찮은 실적을 발표했다.
 SK텔레콤은 1일 2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0.1% 증가한 5천461억원이라고 공시했다. 회사측은 또 2분기 매출액은 4조3천54억원, 순이익은 4천97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6%, 6.4% 증가했다고 밝혔다.
 표면적으로는 실적이 개선된 것처럼 보이나 시장 기대치에 못미치는 실망스러운 성과라는 게 업계 평가다.
 증권업계선 실적 공시 전 이 회사의 2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각각 5천906억원, 5천66억원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6.71%, 8.33%가 증가한 규모다.
 SK텔레콤의 영업이익이 매출액이나 순이익 증가 폭 만큼 늘지 못한 것은 8천억원대의 마케팅 비용을 집행했기 때문이다.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3.3% 줄었지만 영업정지로 이통 3사 중 가장 영업일수가 짧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늘어난 셈이다.
 LG유플러스도 대규모 마케팅 비용에 발목이 잡혀 영업이익이 30% 이상 감소했다.
 LG유플러스의 매출액은 2조7천739억원으로 0.4%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980억원으로 32.3%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줄어들면서 순이익도 336억원으로 58.8% 급감했다.
 이 회사 역시 마케팅 비용 증가가 수익 하락의 주요 원인이다. 이 회사가 2분기에 쓴 마케팅비는 작년 동기 대비 23.2% 늘어난 5천497억원이다. 여기에 팬택 채무상환 유예로 인한 대손충당금 300억원까지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더욱 줄었다.
 이에 따라 LG유플러스는 작년 수준의 실적을 유지하려면 올 하반기 3천3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상반기보다 1.5배 이상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의미다.
 KT는 대규모 마케팅 비용에 구조조정으로 인한 명예퇴직 비용이 1조원 이상 발생하며 8천13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순이익도 7천572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2분기 연속 순손실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그러나 이통사들의 마케팅비용은 좀처럼 줄어들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동통신시장이 포화 상태에 도달해 경쟁이 점점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이통사들도 이러한 사실을 주지하고 있다.
 LG유플러스 한 임원은 2분기 실적 발표 직후 콘퍼런스 콜에서 2분기 마케팅비용 증가 이유에 대해 “가입자 확보를 위한 소위 ’대란‘이라고 하는 스팟성 초과열 경쟁이 나타났기 때문”이라며 “현 시장 상황은 정상적인 경쟁이라고 보기 어렵다. 시장 사이즈는 줄어들었는데 마케팅 비용은 증가하는 기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통사들은 콘퍼런스콜 등을 통해 하반기로 가면서 실적이 점차 좋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개선법(단통법)이 10월부터 시행되면 보조금 위주의 마케팅 활동이 줄어들고 상품과 서비스 경쟁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하지만 단통법 시행을 앞두고 이통 3사의 보조금 경쟁이 과열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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