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활용한 프로그램 정서적 치료 도움
꽃·나무·텃밭 가꾸기 등이 보완대체의학적 치료제 역할
환자에게 안정감·휴식 제공

▲ 마더스병원 환자들이 직접기른 봉숭아꽃을 활용해 손톱에 물을 들이고 있다.

식물을 이용한 ‘원예요법(Horticulture Therapy)’으로 신경정신과 환자들에게 활기를 불어 넣어주는 병원이 있다. 울산시 남구 달동에 위치한 마더스병원(병원장 김진성)은 입원 환자들의 정서적 치료에 도움을 주고, 여가 선용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원예요법’을 실시하고 있다.

원예요법이란 꽃과 나무, 텃밭 가꾸기 등 식물을 활용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으로 환자들의 몸과 마음을 밝게 해주는 치료법이다.

이처럼 식물은 건강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식물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물질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연구도 오래전부터 진행되고 있다. 특히 난치성 질환의 증가로 현대의학과 더불어 식물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효용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식물을 활용한 약초요법, 향기요법, 식물요법, 원예요법 등으로 육체적 건강은 물론 정신적·영적 건강까지 지킬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 마더스병원은 정신건강의학과 입원 환자들을 대상으로 ‘원예요법’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마더스병원은 정신건강의학과 입원 환자들을 대상으로 매주 1회씩 병동 내에 마련된 가든에서 원예치료를 실시하고 있다. 각 프로그램은 30~45분가량 지속되며 화훼 채소 기르기, 씨 뿌리기, 물 주기, 옮겨 심기 등의 작업에 이어 수확하고 시식하는 과정도 포함돼 있다.

이런 과정들은 환자의 심신을 변화시키는 일종의 보완대체의학적 치료제 역할을 한다. 정원 가꾸기나 화초 재배는 운동 부족을 자연스럽게 해소하고, 정기적인 화초 관리를 통해 규칙적인 생활리듬을 갖게 해주며, 책임감을 길러주기도 한다. 또 그룹 활동을 통한 사회성 증진과 여가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며, 환자들에게 안정감과 휴식을 제공한다.

마더스병원 관계자는 “원예요법에 참여한 환자들 대부분이 수행한 활동에 대해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특히 원예활동 프로그램에서 나온 봉선화 꽃, 고추, 방울토마토 등의 생산물을 통해 얻는 성취감도 크다”고 말했다.

원예치료가 가장 두드러진 효과를 보이는 분야는 노인 치매와 우울증이다. 특히 치매환자는 원예활동으로 기억력과 집중력이 향상되는 효과를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더스병원 관계자는 “식물은 잘 돌보느냐, 아니냐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반응하는데 이러한 피드백은 자기 가치감을 증가시킨다. 또 생명체로서 식물의 반응은 정신적 질환을 가진 사람이 자신의 망상과 환상에서 벗어나 자신의 행동에 대한 현실 인식을 할 수 있게 돕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원예요법은 미국 유럽 등에서 1879년께 그 효과를 처음 검증한 이후 학문적으로 발전돼 왔다. 국내에는 1980년대에 치료 개념으로 소개됐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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