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노인 건강관리
장시간 햇볕 노출돼 수분공급 안되면 일사병 등 발생
온열환자 상당수 농촌노인…충분한 휴식·수분 섭취를
올여름 폭염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고됐으나 연이은 태풍으로 더위가 잠시 주춤했다. 하지만 다음주에는 다시 폭염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돼 온열질환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발생한 온열환자 상당수가 농촌지역 노인으로 나타나 노인들의 여름철 건강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폭염특보 발령기간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등 온열질환자 1195명이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14명이 사망했다. 사망자 가운데 9명은 65세 노인이었으며 그중 6명은 비닐하우스나 논·밭 등에서 일을 하다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햇볕 뜨거운 오후, 논·밭일 자제
노인이 폭염에 특히 취약한 이유는 땀샘 감소로 땀 배출량이 적어 체온조절이나 탈수 감지능력이 저하되고, 만성질환이 있을 경우 무더위로 증상이 더욱 악화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기본적인 몇 가지 사항만 주의한다면 위험한 상황은 막을 수 있다.
우선 체력 소모가 많은 논·밭일, 비닐하우스 작업 등은 기온이 높은 정오부터 오후 3시 사이에는 가급적 삼가는 것이 좋다. 또 현기증, 메스꺼움, 두통, 근육경련 등의 증상이 있을 때에는 일단 시원한 장소로 이동해 차가운 물을 마시고 노출된 피부에 물을 뿌리면서 몸을 식히도록 한다.
김인수 길메리요양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장시간 햇볕에 노출돼 수분공급이 안 되면 일사병이나 탈수증이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가능하면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서 휴식을 취해야 하고 수시로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탈수가 되면 콩팥기능이 나빠지기도 하고 혈류공급이 잘 안돼 어지럼증, 두통, 일과성 뇌빈혈, 협심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어지럼증이나 두통은 칼로리 공급이 잘 안돼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편식은 피하고 균형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제철과일도 충분히 섭취하고, 종합비타민도 매일 복용해 면역기능을 강화하도록 한다.
노인들은 냉방병에도 주의해야 한다.
김 전문의는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장시간 틀어 체온이 떨어지면 몸의 균형이 깨져 병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진다. 두통, 무기력감, 콧물, 인후통, 재채기 등이 생기기도 하고 심하면 고열, 근육통, 복통, 설사까지 올 수 있는데 이 때는 감기바이러스나 세균감염 등이 의심되므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충분한 휴식과 숙면으로 면역체계 유지해야
더위로 만사가 귀찮아 지고, 식욕이 떨어지면 평소에 잘 챙겨 먹던 약도 소홀히 하게 된다. 특히 뇌졸중이나 심장병과 같은 질병은 겨울이나 환절기뿐만 아니라 여름철에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꾸준한 관리를 이어가야 한다. 또 당뇨약을 먹은 후 식사를 제때 못할 경우 저혈당으로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김 전문의는 “노인들은 충분한 휴식과 숙면으로 몸의 면역체계를 유지해야 한다”면서 “몸은 스스로 치유하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기만 해도 웬만한 질병은 자연치유가 된다”고 말했다.
김 전문의는 “여름철에는 노인들의 생리기능이 매우 취약해 세심한 주의와 가족들의 따뜻한 관심이 필요하다”면서 “어지럼증이나 두통 등 이상 증세가 보이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도록 하자”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도움말=김인수 길메리요양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