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차종 공급차질 불가피...르노닛산과 격차 못줄여

환율하락에 수익 직격탄, 싼타페 연비 보상도 악재

세계 4위 완성차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현대·기아차의 계획이 노조의 파업으로 발목을 잡힐 위기에 놓였다. 파업이 강행될 경우 국내에서 생산, 수출되고 있는 신형 제네시스 등의 인기차종 물량 공급에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하반기에도 환율이 긍정적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싼타페 연비 논란에 따른 보상금 지급 등의 악재까지 겹쳐 현대차의 부담은 더해질 전망이다.

◇인기차종 생산 차질땐 글로벌 4위 고지 멀어질듯

14일 현대차 등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404만대의 자동차를 판매해 세계 5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5.4% 늘어난 수치다. 4위 업체인 르노닛산은 같은 기간 431만대를 팔아 두 업체간 생산량 차이가 27만대로 나타났다.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이 늘면서 전세계 공장 가동률이 크게 높아진 결과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상반기에도 르노닛산과 생산량 차이를 20만대 수준까지 좁혔지만 하반기 노조 파업으로 생산량 격차가 71만대까지 벌어진 바 있다. 올해 1~5월의 경우 현대·기아차가 5만대 차이로 르노닛산을 앞서기도 했다. 현대·기아차는 중국과 러시아, 브라질 현지공장 등에서 생산성 개선을 통한 증산에 나설 경우 연내에도 생산량 격차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오는 22일로 예정된 노조의 파업이 강행될 경우 그랜저 디젤, 신형 제네시스 등 수요가 늘고 있는 차종을 중심으로 생산 차질이 현실화 될 전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해외 딜러들의 추가 물량 공급 요청이 이어지고 있지만 파업으로 생산이 중단될 경우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럴 경우 현대·기아차의 올해 전체 판매량도 예상치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판매 목표는 786만대다.

◇환율 하락, 연비 논란 등 악재도 부담

현대·기아차는 환율 하락과 싼타페 연비 논란에 따른 보상금 지급 등의 악재에도 직면해 있어 파업까지 이어질 경우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현대차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3.3% 급감하는 실적하락을 경험했다. 이는 상반기 실적기준 환율이 전년 동기 대비 약 5.1% 하락한데 영향을 받았다. 더욱이 하반기에도 환율이 긍정적이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면서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까지 겹칠 경우 현대차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다 싼타페 연비 논란으로 약 560억원의 보상금도 지급할 예정으로 있어 이에 대한 부담도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차가 고객들에게 1인당 최대 40만원을 보상하기로 했지만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인 연비 소송단은 보상금액이 너무 적다며, 소송을 강행하겠다는 방침이어서 향후 법적인 분쟁도 점쳐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은 실적에 직격탄을 날리게 될 것”이라며 “환율 하락 등의 악재를 풀어 나가는 데에도 어려움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태아기자 kt2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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