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내일 6시간 부분파업…잔업·주말특근도 거부

현대重, 30여차례 교섭에도 합의 불발 내달 조정 신청

울산의 양대 대기업이자 국내 자동차와 조선업계를 대표하는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이 조만간 파업 소용돌이에 휩싸일 것으로 예상돼 지역사회의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핵심 쟁점인 통상임금에 대한 입장차를 사측과 좁히지 못하고 파업수위를 높이고 있고, 현대중공업 노조 역시 30여차례에 걸친 교섭에도 불구하고 접점을 찾지 못해 파업태세를 보이고 있다.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20년만에 처음으로 지역 양대 대기업의 동시 파업이 이뤄져 ‘산업수도 울산’이 ‘파업도시’로 얼룩질 우려를 낳고 있다.

◇파업강도 높이는 현대차 노조

현대차 노조는 26일 제17차 교섭에서 회사측이 임금과 성과금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통상임금에서 사측과 접점을 찾지 못해 오는 28일 주간 1·2조 각각 6시간씩 총 12시간 부분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노조는 17차 임금협상(상견례 제외)이 종료된 26일 쟁의대책위원회 3차 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노조는 앞서 지난 22일 각조 4시간씩 총 8시간 부분파업을 벌인데 이어 잔업 및 주말특근을 거부한 바 있다.

노조는 이날 쟁대위 회의에서 28일 오전 6시50분 출근하는 1조 근로자와 오후 3시30분 출근하는 2조 근로자 모두 2시간 조업 후 부분파업을 벌이고 퇴근하기로 했다. 또 차기 쟁대위 회의가 예정된 9월1일까지 잔업을 거부하기로 했다. 오는 30일과 31일 주말특근 역시 거부한다. 다만 금속노조가 예고한 27일과 29일 파업에는 동참하지 않는다.

노사는 아직 차기교섭 일정을 잡진 않았지만 노조가 쟁대위 4차 회의를 9월2일께로 예고한만큼 부분파업 직후인 29일이나 9월1일께 다시 집중교섭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노조 규약 등을 고려하면 9월2일까지 잠정합의안을 마련하고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가결돼야 추석 전 타결이 가능하다.

◇현대중 노조도 파업수순

현대중공업 노조는 다음달 3일 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노조는 “지난 5월부터 30여차례 교섭을 벌였지만 뚜렷한 해법이 보이지 않아 이같은 결정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업시기는 조정 절차가 끝나는 9월15일 이후로 전망된다.

노조는 이와 함께 지난 25일부터 임시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운영위원회에서 진전이 없는 협상정국을 돌파하기 위한 수단으로 임시 비상체제의 불가피성을 알리는 한편 24일 열린 대의원 분과장 회의에서도 이를 설명하고 대의원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또 9월2일 퇴근시간 임단협 보고대회를 열어 현재 교착상태에 빠진 협상 경과와 집행부의 투쟁일정 등을 조합원들에게 알리기로 했다.

노조가 최근 주3회에서 주5회 교섭을 진행하자고 사측에 요구한데다 다음달 3일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하는 시점까지 교섭이 계속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합의점을 찾을 시간적 여유는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주5회 교섭에도 불구하고 대립각을 좁히지 못하고 파업에 들어갈 경우 무파업 타결이 20년만에 물거품이 된다. 이왕수기자

■ 현대자동차 일괄제시안(25~26일)
구  분내용
임금성임금 8만9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금 300%+450만원, 품질목표달성 격려금 50%, 사업목표달성 장려금 200만원
통상임금대표소송 결과 따르되 기존 ‘임금체계개선 분과위’를 ‘임금체계개선 위원회’로 확대·신설하고 통상임금 문제 해결 위해 논의 
별도
요구안
정년 현행 ‘만 58세+1년(정규직)+1년(계약직)’에서 마지막 1년도 정규직으로, 주간 1·2조 각 8시간 근무제 도입시기 최대한 단축, 해고자 원직복직 및 손해배상, 가압류, 고소·고발 철회는 수용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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