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반복 되지만 행정기관 책임회피 급급
진영국토관리소, 시에 원봉로 우수관로 설치 공문
울산시, 우수관로 역류문제로 울주군이 관리 책임
울주군, 관리소·시에 대형 오수관로 설치 요구만

▲ 지난 25일 집중호우로 인해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 이영산업기계 인근 당월로가 물에 잠겨 차량 침수피해를 입은 근로자들이 차를 밀어서 안전지역으로 옮기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울산 울주군 온산공단 주도로인 국도 31호선 당월로 일대가 비만 오면 상습 침수지역으로 변하고 있지만 행정기관들이 대책마련은커녕 책임소재를 미루는 바람에 10년째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25일 오전 10시께 온산공단 이영산업 앞 국도 31호선. 아직 본격적인 집중호우가 내리기 전이어서 이곳의 강수량은 10㎜에 불과했지만 이미 왕복 6차선 도로는 완전히 침수됐다. 갑자기 불어난 빗물로 도로에 주차된 차량 10여대가 침수피해를 입었다. 앞서 지난 18일 내린 집중호우에도 이 도로는 물에 잠겨 차량 10여대가 피해를 입었다.

이 도로는 10년 전부터 비가 올때마다 물에 잠기는 상습 침수지역이다. 이 때문에 관할 경찰들도 비가 내릴 때마다 매번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긴급출동하고 있다.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인데 진영국토관리사무소와 울산시, 울주군은 서로 책임 미루기에 급급하다.

28일 울주군 등에 따르면 국도31호선이 침수되는 원인은 이 도로와 직각으로 연결된 왕복4차선 도로인 원봉로에 있다. 국도31호선은 온산공단 지역내에서 상대적으로 저지대에 위치해 있다.  

 

문제는 원봉로에 우수관로가 설치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비가 내리면 빗물이 원봉로 밑에 설치된 오수관로로 집중되면서 오수관까지 용량을 초과해 역류, 모든 물이 국도31호선으로 몰리는 것.

상습침수에 따른 민원이 잇따르자, 국도31호선를 관리하는 진영국토관리사무소는 지난 19일 울산시에 원봉로에 우수관로 설치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그런데 울산시는 원봉로에 설치된 오수관로가 역류해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 오수관로를 관리하는 울주군에 책임을 떠 넘겼다.

울주군의 입장은 다르다. 계획오수량을 산정해 오수관로를 설치하기 때문에 빗물이 유입되지 않으면 역류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 원봉로에 빗물을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우수관로가 있다면 침수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게 울주군의 설명이다.

울주군 관계자는 “국도31호선 침수문제 근본 해결을 위해서는 울산시와 진영국토관리사무소가 협의해 원봉로와 국도31호선으로 이어지는 구간에 1000㎜이상의 우수관로를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온산공단을 출퇴근하는 김모(45)씨는 “갑자기 폭우가 쏟아질 때 이 구간을 지나가면 위협을 느낄 정도로 위험하다”며 “불어난 물에 피해를 입은 차량이 견인되는 모습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침수신고를 해도 행정기관은 매번 뒤늦게 조치에 나선다”고 말했다.

최창환기자 cchoi@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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