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군·서군 2천여명 줄다리기중 줄 끊어지며 넘어져
‘판교 사고’ 불구 안전사고 대비 부족 비판 고조

 

울산 중구의 대표축제인 ‘2014 울산마두희축제’에서 전통놀이인 마두희(줄다리기) 과정에서 줄이 끊어져 수십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지난 17일 오후 발생한 경기도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사고 등으로 안전에 대한 관심이 어느때보다 높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축제추진위원회측이 줄이 끊어질 것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던 것으로 알려져 사고를 자초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마두희축제의 대표 행사인 마두희가 진행된 19일 오후 8시37분께 1000명이 넘는 주민들이 동군(병영1·2동, 학성동, 반구동)과 서군(태화동, 다운동, 우정동, 중앙동)으로 나눠 길이 80m 상당의 줄을 잡았다. 시작과 동시에 양측 선수들은 있는 힘을 다해 줄을 당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짚과 나일론으로 만들어진 줄은 양측에서 순간적으로 가해진 힘을 견디지 못하고 끊어졌다. 

▲ 19일 울산 중구 시계탑사거리에서 열린 ‘2014 울산마두희축제’에서 줄다리기 중 줄이 끊어지면서 시민들이 넘어져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줄을 잡고 있던 주민들은 “줄이 끊어지면서 중심을 잡지못해 도미노처럼 넘어졌다”며 “일부는 아스팔트 도로에 그대로 넘어지면서 머리나 허리 등을 다치는 등 부상자가 속출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머리를 다친 한 40대 여성이 그대로 방치됐는가 하면 50대의 한 남성은 허리통증을 호소하면서 바닥에 드러누워 있기도 하는 등 응급상황에 대한 대처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심하게 다쳐 동강·울산·세민병원 등으로 긴급 후송된 인원은 오후 10시 현재 16명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택시 등을 이용해 병원으로 간 인원을 합하면 이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타박상 등 경상을 입은 참가자도 수십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날 사고는 축제추진위원회가 안전을 고려하지 않고 만든 줄이 주 원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축제추진위는 동군과 서군 각각 500명이 줄을 당길 수 있도록 80m 길이로 짚과 나일론을 이용해 자체 제작했는데, 실제 마두희 과정에서는 양측 각각 1000명 등 약 2000명에 가까운 주민들이 줄을 당겼다고 행사 참석자는 전했다.

특히 전국적으로도 마두희와 비슷한 줄다리기 행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줄이 끊어진 사례가 다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축제추진위 측이 이같은 위험성을 고려하지 않고 줄을 제작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중구청은 부상자 파악에 주력하고 있으며, 경찰은 마두희 줄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부실한 점이 없었는지 등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