놔두면 뇌졸중 등 합병증 부르는 ‘무서운 병’

▲ 김형준 동강병원 심장내과 전문의가 죽상경화증으로 인한 협심증이 의심되는 환자를 상담하고 있다.

동맥혈관에 콜레스테롤이 쌓이고 염증이 생겨 혈관이 좁아지는 ‘죽상경화증’ 환자가 매년 급증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 19일 건강보험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 ‘죽상경화증’ 진료 인원이 2008년 10만2000명에서 지난해 15만9000명으로 연평균 9.2% 증가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죽상경화증이 진행되면 협심증, 심근경색, 그리고 뇌졸중과 같은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질환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사망 원인이 되고 있다.

죽상경화증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는 나이, 남성, 흡연, 고혈압, 이상지질혈증(고콜레스테롤혈증), 당뇨, 비만, 운동부족, 유전적 요인 등이 알려져 있다.

동맥혈관 벽 안에 콜레스테롤 들러붙어
염증세포 비롯한 다양한 세포 불러와
비정상적 병변인 ‘죽상경화반’ 만들어
방치하면 병변 커져 혈관 내경 축소로
뇌졸중·협심증·심근경색 등 위험
식습관·생활습관 개선으로 예방해야

◇뇌졸중 등 생명 위협하는 질환 유발

죽상경화증이란 동맥혈관 벽 안에 콜레스테롤이 들러붙어 염증세포를 비롯한 다양한 세포들이 몸속으로 들어오고, 죽상경화반이라고 하는 비정상적인 병변을 만드는 질환이다.

김형준 동강병원 심장내과 전문의는 “죽상경화반이 커져 혈관의 내경이 좁아지고 피의 흐름에 문제가 생기면 심장이나 뇌에 산소와 영양분 공급이 줄어들게 된다”면서 “이를 방치할 경우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등과 같은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질환을 유발시킨다”고 설명했다.

죽상경화증 자체는 증상이 없다. 그러나 죽상경화증에 의해 발생하는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은 가슴통증과 호흡곤란을 유발하고, 뇌졸중의 경우 상하지 마비와 같은 증상을 일으킨다. 따라서 죽상경화증의 주요 위험 요인을 교정해 죽상경화증의 발생과 진행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

◇대표적 합병증, ‘협심증·급성심근경색’

심장에 피를 공급해주는 관상동맥이 동맥경화로 좁아지면, 평소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등산을 하거나 계단을 오를 때처럼 심장의 운동량이 많아 질 때 가슴통증을 느끼게 된다. 이는 심장이 조인다고 해서 ‘협심증’이라고 한다.

김형준 전문의는 “보통 가슴 한가운데가 쥐어짜듯이 아프고 왼쪽 어깨 부위로 통증이 퍼진다. 처음에는 심한 운동을 할 때만 가슴이 아프다가 점차 가벼운 운동을 할 때도 가슴이 아프게 되는데 이러한 경우를 ‘안정형 협심증’이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안정성 협심증이 진행되면 쉬고 있는 상태에서도 가슴이 아프고 통증의 횟수와 정도가 증가하게 되는데 이러한 경우를 ‘불안정형 협심증’이라 한다. 대개 동맥경화가 진행됐거나 합병증을 일으켜 동맥경화반이 파열되거나 혈전이 형성되어 발생하며, 돌연사나 급성심근경색증 같은 심장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높아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심근경색증에 의한 흉통과 협심증으로 인한 흉통에는 거의 차이가 없다. 그러나 협심증으로 인한 흉통이 5분에서 15분가량 지속되고 적어도 30분을 넘기지 않으며 안정을 통해 가라앉는 것에 비해 심근경색으로 인한 흉통은 30분 이상 수 시간까지 지속되며 안정을 취해도 가라앉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김형준 전문의는 “협심증의 경우 우선 약물요법으로 니트로글라세린 같은 관상동맥 확장제나 아스피린같은 항혈소판제, 베타차단제 같은 심장에 부담을 덜어주는 여러 약제를 투여한다.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의 경우에는 관상동맥중재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혈관병변부위가 너무 광범위하거나 좌관상동맥의 기시부에 병변이 있는 경우 외과적 치료로 관상동맥우회로술을 시행한다”고 말했다.

심근경색의 경우 우선약물요법으로 아스피린과같은 항혈소판제와 관상동맥을 확장시키고 혈압과 심박수를 떨어뜨려 심장에 부담을 덜어주는 여러 가지 약물들을 사용하며, 가능한 빨리 막힌 혈관을 개통시켜주는 치료를 시행한다. 심장시술이 가능한 병원의 경우 빠른 시간내에 심혈관촬영 및 중재적 혈관 성형술로 막힌 혈관을 개통시키기도 한다.

◇식습관과 생활습관 개선으로 예방해야

죽상경화증을 유발시키는 위험 요인으로는 흡연,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비만, 운동부족 등을 들수 있다. 우선 흡연은 죽상경화증에 의한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을 2~3배 정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금연을 할 경우 3년 내에 그 위험이 60%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상지질혈증의 경우, LDL-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가 가장 중요한 위험 요인을 알려져 있다. 이상지질혈증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의사의 진료를 받아 약물치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형준 전문의는 “죽상경화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일, 야채 등 식이섬유나 미정제 곡물을 섭취하는 하는 것이 좋으며, 포화 지방산이나 불포화 지방산 중에서도 트랜스 지방산의 섭취는 줄여야 한다”면서 “고콜레스테롤 질환이 있다면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 보길 권한다”고 조언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도움말=김형준 동강병원 심장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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