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웅 기아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31일 사의를 표명했다. 
 

기아차는 이 사장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 장기화로 막대한 생산차질이 발생한데다, 잘못된 협상 관행을 타파하지 못한 데 대해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기아차에 따르면 이 사장은 "사퇴를 해서라도 연례적 파업에 나서는 노조의  잘못된 관행에 경종을 울리고, 자동차 산업의 노사관계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장은 또 "이대로 잘못된 노사관계가 지속된다면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생산 기반이 더는 설 자리를 잃게 돼 몰락하고 말 것"이라며 "결국 자동차 업종에  종사하는 종업원들도 일자리를 잃게 되는 등 노사 모두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고 한다. 
 

아울러 "지금이라도 합리적이고 성숙된 노사협상문화를 정착시킴으로써 '윈-윈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뜻을 밝혔다. 
 

이 사장은 특히 쏘렌토, 카니발 등 신차들이 큰 인기를 끄는 상황에서 노조의  파업을 막지 못함으로써 고객들의 출고 대기 시간이 길어진 데 대해 막중한 책임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차는 올해 6월 12일부터 10월 23일까지 이어진 임단협 협상 과정에서  노조의 특근 및 잔업 거부로 6만9천359대의 생산 차질을 빚으면서 1조771억원의 손실을 봤다.  
 

이에 따라 카니발 1만2천대, 쏘렌토 1만대 등의 신차 대기 수요가 발생했다. 
 

기아차 노사는 이달 28일에서야 임금 9만8천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 격려금 450%+890만원(경영성과금 300%+500만원, 사업목표달성 격려금 150%,  신차성공기념 장려금 370만원, 재래시장상품권 20만원) 지급, 만 60세 정년 보장 등을  골자로 한 임단협을 최종 타결했다.  
 

쟁점인 통상임금 확대 문제와 관련해서는 '임금체계개선 노사공동위원회'를  운영, 통상임금을 포함한 선진 임금체계 도입에 대해 향후 논의하기로 했다.  
 

기아차는 이 사장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곧바로 사표를 수리하고, 후임에  재경본부장인 박한우 사장을 임명했다. 
 

신임 박 사장은 단국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2년 입사해 33년간 자동차 업종에 종사한 인물이다.  
 

2003년에는 현대차 인도법인으로 건너가 재무 담당을 지내며 공장운영 안정화와 수익성 향상에 기여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2009년 현대차 인도법인장을 맡아 당시 i10, i20 등 현지 전략차종들을  히트시키고 원만한 노사관계와 안정적인 공장운영을 통해 인도시장에서의 현대차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2012년부터는 기아차 재경본부장을 맡아 내실경영을 정착시키는 데 기여했으며, 올해 7월 사장으로 승진했다. 
 

기아차 측은 "박 사장이 전문적인 업무능력과 인도법인에서의 경험 등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노사협상과 국내 판매 증대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기아차는 신임 재경본부장에는 재경사업부장인 한천수 전무를 임명했다. 
 

한 본부장은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기아차 재경사업부장, 재무관리실장과 현대제철 재무관리실장 이사 등을 지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