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이상 흡연자 발병률 높아

걷기·조깅 꾸준한 운동 도움

▲ 나승원 울산대학교병원 호흡기내과 교수가 만성폐쇄성폐질환이 의심되는 환자를 상담하고 있다.
금연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만성폐쇄성폐질환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졌다. 흡연이 만성폐쇄성폐질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만성폐쇄성폐질환으로 숨진 사람은 2012년 5300여명으로 20년 새 3.5배 가까이 증가했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앓고 있는 국내 환자는 24만명으로 주로 50대 이상의 남성에게서 발병률이 높았다.

◇숨차는 증상이 지속되는 흡연자라면

만성폐쇄성폐질환이란 유해한 입자나 가스를 흡입해 폐에 비정상적인 염증 반응이 일어나 폐기능이 저하되는 질환이다. 폐를 오가는 공기의 흐름이 제한돼 일어나는 만성기관지염과 폐기종도 이 질환의 일종이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폐 기능이 50% 이상 떨어질 때까지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초기 발견이 어렵다. 하지만 병이 진행되면 숨이 차고, 이미 숨이 찬 상태라면 폐기능이 상당히 떨어진 상태라 되돌리기가 어렵다.

때문에 기침이 심하다면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의 가장 큰 원인은 흡연이다.

나승원 울산대학교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만성폐쇄성폐질환은 ‘담배를 피우던 사람이 중년 이후부터 서서히 숨차는 증상’이 생기는 병이다. 숨차는 증상이 서둘러 걷거나 비탈길을 오를 때 심하고 평상 시에는 덜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사망 위험까지 안고 있는 위험한 질환

천식과 만성폐쇄성폐질환은 비슷한 점이 많다. 두 질환 모두 만성적으로 기침, 호흡곤란이 있다는 것이다.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천식은 알레르기가 주원인이고, 만성폐쇄성폐질환은 흡연이 주원인이다. 그런데 천식 환자도 담배를 피우는 경우가 꽤 있어서 실제 두 질환을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고, 두 질환이 함께 발병하는 경우도 있다.

나승원 교수는 “만성폐쇄성폐질환은 치료가 쉽지 않다. 담배를 끊어도 완치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금연을 실천하고 관리를 잘 한다면 병의 진행을 늦출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천식은 사망률이 높지 않지만 만성폐쇄성폐질환은 사망률이 높다. 천식과 만성폐쇄성폐질환을 포함하는 만성하기도질환에 의한 사망은 우리나라 전체 사망원인 중 10대 사망원인에 속한다.

◇금연이 가장 좋은 예방·치료법

만성폐쇄성폐질환의 가장 좋은 치료법은 운동이다.

나승원 교수는 “힘이 들다 싶을 정도로 걷거나 조깅하는 것을 매일 혹은 이틀에 한 번씩 꾸준히 해야 한다. 숨이 차서 운동을 하지 않게 되면 근력이 약해지고 그러면 더 운동을 못하게 되어 악순환이 반복된다”면서 “처음에는 힘들더라도 조금씩 운동량을 늘려가면 2~3달 후에는 달라졌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흡곤란 증상의 개선과 악화 후 재입원을 줄이고 사망률까지 줄이는 것이 증명된 호흡재활치료는 선진국에서는 이미 활성화 되어 있으나 국내에서 시행하고 있는 병원은 20%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현재 호흡재활치료의 활성화를 위해 호흡기내과 학회에서도 노력 중이고, 울산대학교 병원에서는 1년 전부터 시행하고 있다.

나승원 교수는 “만성폐쇄성폐질환에는 금연이 가장 중요한 예방법이자 치료법이다. 현대 의학의 치료법을 모두 동원하여도 담배를 끊는 것만큼 효과가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또한 감기에 걸리지 않게 조심하고, 과로와 음주도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도움말=나승원 울산대학교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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