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건강한 울산 만들기 - 아이들이 밝고 건강한 사회

지난해 울산의 한 초등학교로
전학온 A(10)군은 다문화가정 자녀로
시골에서 낯선 도시로 오면서
학교생활에 적응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외아들로 자란 A군은 숫기가 없어
친구들과 쉽사리 친해지지 못한 것이다.
A군의 담임교사는 초임으로
어떻게 지도할지 몰라 한참을 애를 먹었다.
그러던 A군이 보드게임 등을 이용한
게임놀이식 수업을 통해
자연스럽게 친구들과 소통하고 어울리면서
어느새 한 무리로 녹아들었다.
A군의 어머니와 담임교사는
예상치 못한 A군의 변화를 보면서
걱정을 덜게 됐다.
아이들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아주 간단한 해법이 있었던 것이다.

학업·성적에 시달리는 한국 아동들
‘아동 삶 만족도’ 세계 꼴찌 기록해
스트레스·우울 수치는 점점 늘어나
혼자가 아닌 여럿이서 함께 풀어가는
능동적 동기유발 수업 ‘게임놀이’로
즐길 수 있는 학습 프로그램 활용해야

◇아동들 삶의 만족도는 떨어지고 스트레스·우울은 증가

보건복지부에서 지난 4일 18세 미만 아동을 양육하는 4007가구(빈곤가구 1499가구 포함)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3 한국 아동종합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아동이 느끼는 ‘삶의 만족도’가 OECD 국가 중 가장 낮고 ‘결핍지수’는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지난 7월 초등학교 학생들이 ‘찾아가는 게임문화교실’에 참여해 보드게임을 하고 있다.
 

또한 인터넷·스마트폰 등 매체중독 고위험에 포함되는 초등학생은 16.3%에 이르며 아동의 스트레스 및 우울 수준도 5년 전인 2008년보다 증가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국 아동의 ‘삶의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60.3점으로 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회원국 가운데 아동 삶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국가는 네덜란드로 94.2점이었으며 우리보다 한 단계 위인 루마니아도 76.6점으로 우리나라보다 16점 이상 높았다. 삶의 만족도는 아동이 자신의 삶을 어떤 수준으로 인지하는지를 11구간 내에서 측정하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 척도로 한국 아동종합실태조사에서는 이번에 처음으로 실시됐다.

9~17세 아동의 스트레스 수치는 2.16(4점 만점), 우울 수준은 1.25로 5년 전 2.14, 1.21 보다 다소 상승했다. 아동 스트레스의 주요 원인으로는 숙제, 시험, 성적 등 학업과 관련된 항목이 높게 나타났다. 또한 12~17세 아동의 3.6%가 최근 1년간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항목 응답자의 25.9%는 실제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게임놀이 통해 스트레스 없이 학업 가능

우리나라 아동들이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느끼는 이유로 학업을 꼽고 있는 가운데 최근 다양한 창의적 사고수업의 기법 중에서 게임을 기반으로 한 교수법이 새로운 반향을 불러오고 있다.

한국임상게임놀이학회 울산센터는 울산지역 학생들에게 즐길 수 있는 교육을 제공하면서 게임놀이라는 능동적 동기유발 수업으로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활동을 이끌어내고 있다.

한국임상게임놀이학회는 현재 전국에 18개의 센터가 운영되고 있으며 올바른 게임문화의 이해와 게임에 대한 과몰입을 예방해주는 수업을 진행중이다. 울산에서는 2012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 주최로 ‘찾아가는 게임문화교실’ 국가사업이 확대 시행되면서 울산센터소속으로 전문 강사 15명이 활동하고 있다.

게임놀이학습은 우봉고나 블로커스 게임을 활용한 수학공간지각능력 향상을 위한 창의수학수업, 콘셉트와 딕싯 게임을 활용한 언어사고력 훈련 수업, 쿼리도나 루미큐브 게임을 이용한 고차적 사고력증진 및 문제해결력 향상 훈련 등의 프로그램이 있다. 이러한 보드게임을 통한 게임놀이학습은 혼자가 아닌 여럿이 진행되는 수업으로 학생들은 스스로 학습 잠재력을 끌어내며 창의적 사고력, 문제해결력과 함께 사회성을 터득하게 된다.

물론 부모들의 입장에서는 게임은 무조건 나쁘다는 인식때문에 게임을 통한 학습방법에 의문을 품을 수도 있다. 한 센터장은 “적절한 게임을 통한 학습은 게임에 대한 과몰입을 방지하고 창의력과 사고력 및 부모와 자녀간의 소통을 증진시키는 효과가 있다”며 “게임이나 인터넷 중독이 폐단이라 말하고 문제시화하기 보다는 원인을 찾아 소통할 수 있는 게임놀이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준호기자·이우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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