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직 1500여명 희망퇴직 등 대대적 구조조정에

해양플랜트사업 완료땐 협력 직원 4500여명 철수

부동산경기 위축에 동구청 주민세 등 세수도 감소

▲ 현대중공업 해양플랜트 프로젝트 완료 여파로 대규모 인력의 탈울산이 우려되고 있다. 27일 울산시 동구 화정동 한 부동산중개소 안내판에 ‘급매 원룸’ 안내문이 붙어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현대중공업이 경기악화로 사무직에 대해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해양플랜트사업에 참여했던 협력업체 직원들의 탈울산화도 가속화돼 동구지역 경제가 엎친데 덮친격으로 타격을 입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경영악화로 오는 2월말까지 사무직 1500여명에 대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또한 해양플랜트본부에서 건조중인 ‘골리앗 FPSD’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협력업체 직원 4000~4500여명이 사업장을 철수하게 된다.

이들 협력업체 직원들의 경우 해양플랜트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다른 일거리를 찾아 울산을 떠나는 인력이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현대중공업의 경영악화로 가뜩이나 침체된 동구지역 경제에 원룸임대업 등 부동산경기까지 위축돼 지역경제 전반이 극심한 불황에 휩싸여 있다.

현대중공업 협력업체 직원 김모(31·남구 무거동)씨는 “해양플랜트 쪽에서는 이미 철수한 직원들이 꽤 있다. 타지에서 온 사람들은 일거리를 찾아 거제나 포항쪽으로 많이 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27일 동구 화정동의 한 부동산중개소 앞에는 원룸과 주택 ‘급매’를 알리는 전단지가 적지않게 붙어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원룸 임대물량이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현재 예년에 비해 절반 정도 거래량이 떨어졌다. 건물 매매와 전세 물량도 이전보다 많이 나왔지만 이들이 동구를 떠나면서 거래량도 좀처럼 늘지않고 있다. 이때문에 다른 지역과는 달리 이곳의 매매가와 전세가는 현상유지에서 소폭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 10월을 정점으로 원룸임대 거래량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 원룸 월세가 평균 5만원 가량 떨어졌다”며 “인부들의 동구 이탈이 계속되면 빈 원룸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의 경영난으로 동구청 세수확보도 줄어들 전망이다.

현재 동구청 세수의 약 45%는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을 통해 걷히고 있다. 동구청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사무직 직원 1000명이 줄어들면 1년을 기준으로 1억8000여만원의 주민세(종업원분)가 줄어든다.

동구청은 올해 현대중공업 사무관리직 직원과 협력업체 직원 등이 줄어 주민세가 최대 11억여원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동구청 관계자는 “줄어드는 11억여원의 주민세는 동구전체 주민세의 5~6%에 불과하지만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며 “근로자들의 탈울산화가 지속되면 동구지역 경제가 극도의 침체속으로 빠져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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