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타계한 압둘라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의 조문을 위해 27일(현지시간) 오후 사우디 리야드를 방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도착 뒤 리야드 외곽 에르가 궁으로 이동, 살만 빈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새국왕과 약 1시간 동안 정상회담했다.

이 회담에선 이라크 종파 갈등, ‘이슬람 국가’(IS) 대응, 시리아 반군 지원, 예멘의 정정 불안 등 중동 지역 안보 현안이 논의됐다고 미국 관리가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관용과 표현의 자유가 테러조직을 부채질하는 극단주의를 약화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국제적으로 비판받는 사우디의 인권 침해 사례를 구체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다.

특히 저유가 상황과 관련, 살만 국왕은 이 자리에서 현행 에너지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점을 시사했다고 미국 고위 관리가 밝혔다.

사우디는 저유가가 시장의 원리에 따른 것으로, 유가를 인위적으로 올리려고 감산하지 않겠다는 정책을 고수해 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23일 압둘라 국왕이 타계하자 이날 인도 방문 일정을 줄이고 사우디로 향했다.

이날 오후 3시30분께부터 약 4시간의 짧은 방문이었지만 미국은 이번에 전·현직 정계 고위 인사 30여 명으로 구성된 조문단을 구성, ‘중동의 맹방’ 사우디에 각별하게 예의를 갖췄다.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 브렌트 스카우크로프트 전 국가안보보좌관 등 이전 정부의 원로 인사도 이날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사우디에 왔다고 백악관이 밝혔다.ㅁ

존 케리 미 국무장관, 존 브레넌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수전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 리사 모나코 국토안보·대테러보좌관 등 현 정부 인사도 사우디에 도착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 스티븐 하들리 전 국가안보보좌관,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도 조문단에 합류했다.

이에 사우디 측도 살만 국왕을 비롯해 무크린 왕세제, 무함마드 부왕세제 등 왕실 최고위 인사가 오바마 대통령의 전용기가 착륙한 킹칼리드 국제공항에서 군악대를 동원, 미국 조문단을 직접 영접했다.

양측 대표단은 만찬을 함께 하며 우의를 다졌다.

이날 미셸 오바마 여사 등 미국 조문단 측 여성들은 조의를 표하는 검은색 계열의 옷을 입었지만, 히잡(무슬림 여성이 머리에 쓰는 스카프)은 두르지 않았다. 사우디에선 외국인 여성도 히잡을 쓰는 것이 원칙이다.

사우디 방문에 앞서 방송된 CNN과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가끔 지역 안정, 대테러와 관한 현안과 함께 인권 문제를 균형 잡아 말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이번 사우디 방문은 어디까지나 고(故) 압둘라 국왕에 대한 존경을 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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