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낭에 ‘돌’ 생기는 질환

고콜레스테롤 음식이 원인

방치하면 담낭염 등 발생

▲ 최보식 울산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가 담석증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명절이 되면 온 가족이 모여앉아 식사를 한다. 부모님께서는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자식들을 위해 준비해둔 과일, 떡, 과자, 식혜 등 먹을 것을 가져오시고 가족들은 그동안 못다한 이야기를 하느라 아득한 밤이 될 때까지 먹기를 반복한다. 이처럼 연휴동안 기름진 고콜레스테롤 음식을 섭취한 후, 복통에 시달리고 있다면 ‘담석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특히 이 담석증은 명절 후에 쉽게 발병하거나 악화될 수 있는 질환으로 지금 이 시기에 눈여겨 봐두어야 할 질환 중 하나이다.

◇술·고콜레스테롤 음식 섭취가 원인

명절에는 평소보다 술과 고콜레스테롤 섭취량이 늘어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과식을 하게 된다. 이러한 식습관은 내장기관에 무리를 줘 담석증을 악화 시킨다.

하지만 담석증은 대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단순 위경련, 급체 등 위장장애로 착각할 수 있다.

최보식 울산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는 “명절이 되면 평소보다 많은 음식을 섭취하게 되며, 먹는 음식 또한 고기나 밀가루 또는 다량의 기름으로 이루어진 음식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자극적인 음식을 단기간에 많이 섭취하게 되면 담즙 속 염분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급격히 변화하면서 담낭이 정상적으로 운동할 수 없어 담석증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담석증은 담낭에 돌이 생기는 질환이다. 담즙의 주요 성분인 담즙산은 식사로 십이지장에 들어온 지방질을 장이 흡수할 수 있도록 하는데, 담석증은 이러한 담낭과 담관에 담즙의 구성 성분들이 돌같이 굳어져 생기는 것이다.

◇증상 느끼지 못하는 경우 많아

경미한 담석증의 경우에는 둔한 통증과 단순한 압박감, 또는 상복부의 불쾌감, 소화불량 등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증상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최보식 전문의는 “증상을 느끼지 못해 담석증을 방치할 경우, 담석의 숫자가 많아지거나 크기가 더 커질 수 있다. 이는 담낭을 손상시켜 염증이 발생하는 담낭염으로 진행될 수 있어 심한 합병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담석증의 일반적인 증상은 상복부에 통증을 느끼는 것이며, 경우에 따라 오른쪽 어깨까지 통증이 전파되기도 한다.

담관낭이나 담관에 담석이 생겨 오랫동안 막혀있는 경우에는 2차 감염을 일으켜 오한이 있거나 열이 나기도 한다. 통증은 주로 기름진 저녁식사를 하고 난 후, 잠자리에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흔히 구토를 동반하고, 황색 담즙이 섞인 액체를 토하게 되며, 일시적으로 흰 대변이 나오고 가벼운 황달 증세를 보일 수도 있다. 담석에 의한 합병증으로는 급성 및 만성 담낭염, 담낭 농흉, 담낭 천공이 있으며 담관에 생긴 담석은 담관염 또는 췌장염을 일으키기도 하고 특히 큰 담석이 오랫동안 담낭에 있는 경우에는 담낭암까지 일으킬 수 있다.

◇빠른시일에 초음파·CT검사 받아야

담석증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급성담낭염이나 담낭이 터지는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시기에 치료해야 한다.

최보식 전문의는 “연휴가 지나고 일상 복귀 후 1~2주가 지나서도 복통, 급체 등의 증상이 자주 발생한다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하여 진료 후 초음파나 CT를 통해 담석증 여부를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담석증이 진단되었을 때 필요에 따라 내과적 약물치료, 내시경적 치료 또는 외과적 수술치료 등을 받아야 한다.

최보식 전문의는 “최근에는 복부에 작은 구멍을 통한 복강경 수술이 많이 시행되며, 담관에 담석이 있을 시에는 내시경적 수술로 제거가 가능하다. 증세의 정도가 덜 심하고 빈도가 적을 때는 경구 약물 치료를 실시하여 경과를 지켜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석현주기자

도움말=최보식 울산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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