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英 조선·해운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 분석

작년 11월 이후 감소…대우조선에 1위 넘겨줘

3위 삼성重과 격차도 적어 2위 수성도 버거워

지난해 3조200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에 밀리며 단일 조선소 기준 수주잔량 세계 1위 자리를 3개월 연속으로 내줬다. 이같은 실적 부진 등으로 현대중공업의 신용등급이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24일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 리서치가 발간한 ‘세계 조선소 현황’ 2월호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는 지난달 말 기준 수주잔량이 503만5000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 101척)로 집계돼 785만2000CGT(125척)을 기록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 이어 세계 2위였다.

지난해 11월 초 기준 619만2000CGT(124척)로 1위 자리에 올랐던 현대중공업은 이후 이달까지 일감이 계속 줄어든 반면 대우조선은 작년 11월 말 이후 3개월 연속 정상을 고수하며 2위인 현대중공업과의 격차도 11월말 59만CGT에서 281만CGT까지 벌렸다.

실제 올 들어 대우조선은 1월에만 LNG선 4척, VLCC(초대형원유운반선) 2척 등 연초부터 적극적인 수주행진에 나서며 수주잔량이 증가한 반면 현대중공업은 VLCC 2척에 그치며 수주잔량이 감소했다.

현대중공업은 이처럼 대우조선과의 수주잔량 격차가 확대되면서 당분간 대우조선의 독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에 처함은 물론 3위인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493만7000CGT, 84척)와의 격차도 약 10만CGT에 불과해 2위 수성 조차도 버거운 상태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가 2위로 내려앉은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수주를 중단한 2010년1~11월과 2011년 2~12월, 상선 수주가 부진했던 2012년 1~2013년 3월이었다.

2013년 4월 이후에는 부족한 일감을 채우기 위해 공격적인 수주를 벌인 끝에 같은해 9월 1위로 복귀했다가 저가 수주사태가 불거진 지난해 9월 2위로 떨어졌다가 10월 다시 1위로 올라섰으나 11월에는 또다시 대우조선에 자리를 내줬다.

한편 동부증권은 이날 현대중공업의 신용등급이 현재 ‘AA’에서 하락할 우려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훈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한국기업평가가 현대중공업에 대해 업황부진 장기화로 수주 잔고의 질적 하락이 나타나거나 영업실적 회복이 지연되면서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 마진이 상당기간 5%를 밑돌면 신용등급 하향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나이스신용평가도 EBITDA마진 5%를 신용등급 하향 시점으로 제시했다.

이 연구원은 “세계 경기와 유가 반등에 의한 구조적 업황 회복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해양부문 신규수주 및 실적 개선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신형욱기자 shi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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