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플랜텍 인력 30% 감원 희망퇴직 접수

현대重 이어 한국석유공사도 구조조정 예고

주력산업 부진으로 지역 경제 침체 악순환

주력산업의 불황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울산지역 기업체들이 자구책의 일환으로 인적 구조조정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대규모 실직사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체로선 최후의 방안으로 인력 감축이란 카드를 내놓고 있지만 졸지에 일자리를 잃게 된 퇴직자들은 허리띠를 더욱 바짝 쪼일 수밖에 없어 주력산업의 부진이 지역경제의 침체로 악순환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경영난을 겪고 있는 포스코 계열 포스코플랜텍이 인력의 30%를 감원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조선·플랜트업계를 중심으로 인력 감축 열풍이 거세다.

포스코플랜텍은 포항 본사와 울산사업장 등 직원 1000여명을 대상으로 이달 27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방식으로 300여명을 퇴직시킬 계획으로 전해졌다. 퇴직 희망자들은 퇴직금과 위로금으로 18개월치 임금을 받게 된다.

포스코 측은 “업황이 악화되면서 다양한 자구노력을 벌였지만 한계에 부딪혀 인력 감축을 시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포스코플랜텍이 인위적 인력 감축에 나선 건 1982년 창사 이후 처음이다. 이 회사는 철강생산 공장의 설비를 정비하는 제철정비로 출발했다. 포스코가 2010년 조선·해양 플랜트 부품을 제조하는 성진지오텍을 인수한 뒤 2013년 두 회사를 합병시켰다.

조선·해양 플랜트 업황이 악화되면서 지난해 1891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2년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지난해 말 포스코로부터 2900억원 증자를 받는 조건으로 사업부문 축소와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을 요구받았다.

지난해 3조2000여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현대중공업도 지난해 임원의 31%인 81명을 내보낸데 이어 최근에는 과장급 이상 사무기술직 직원을 대상으로 정리해고 수준의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1960년대생 과장급 이상 사무직 1380명을 상대로 희망퇴직을 단행, 이 가운데 3분의 2 가량이 이미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조선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도 사무직 과장급 이상 사원 700명 가운데 성과 저조자 등 일부를 감축할 예정이다. 현대미포조선의 전체 사원은 3800여명이다. 4400여명의 임직원을 두고 있는 현대삼호중공업도 사원 일부를 줄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도 경영난 속 울산사업장의 PDP 가동이 중단되면서 150여명이 희망퇴직하고 일부 인력이 전환배치되는 아픔을 겪었다.

울산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기업인 한국석유공사도 인력구조조정을 예고해 놓고 있는 상황이다.

잇따른 인적 구조조정의 여파로 지역경기도 가파르게 침체되고 있다.

대규모 인력 감축과 ‘골리앗 FPSO’ 프로젝트가 완료되면서 수천명의 협력업체 직원이 떠나고 있는 동구 일대에는 주택과 원룸 등의 급매물이 쏟아지고 있고 음식점 등의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게다가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의 경영난으로, 이들로부터 세수의 약 45%를 걷어들이고 있는 동구청도 세수확보에 비상이 걸리면서 지역 경기 침체는 물론 각종 사업 차질마저이 우려되고 있다.

신형욱기자 shi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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