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일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산부인과 주임과장이 자궁경부암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자궁경부암은 전세계적으로 여성암 사망률 2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여성암 중 7위를 차지하는 암으로 연간 3700명씩 증가하는 추세다. 자궁경부암은 식습관 및 생활양식이 점차 서구화되고, 성문화가 개방적으로 변화하면서 급증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자궁경부암을 ‘선진국형암’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자궁경부암 검사가 국가암검진에 포함되면서, 암 전단계에서 진단되는 경우가 많아 과거에 비해 환자가 많이 줄어들고 있다. 이는 자궁경부암 발생 자체가 감소했다기 보다 조기진단을 통해 치료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암이 빨리 진행되는 경향 보여
젊은 여성도 수년내 급속 진행
10~50대 여성 백신 접종은 필수
청소년이라도 성경험 있을땐
산부인과서 정기 검사 받아야

◇자궁경부암이란

여성의 자궁은 임신을 유지하고 출산을 가능하게 하는 기능을 하며, 자궁의 경부는 자궁의 제일 아래쪽에 위치해 있다. 주로 근육조직으로 돼있는 자궁체부에 비해 좀더 신축성 있는 조직으로 구성돼 있다. 이 자궁의 경부에 생기는 악성종양을 자궁경부암이라고 한다.

자궁경부암 중에는 자궁경부의 바깥쪽에 주로 생기는 편평상피세포암과 안쪽에 생기는 선암이 대표적이다. 젊은 여성들의 경우 선암이 많은데, 자궁경부 안쪽에서 생기다 보니 진단이 늦어져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또 자궁경부암은 공격적인 성향과 빨리 진행되는 경향이 있어 젊은 여성들도 자궁경부암 예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자궁경부암은 성관계를 통해 바이러스(HPV,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노출될 경우 생길 수 있는 암으로 젊은 여성의 경우 수 년 내에 급속하게 진행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성생활을 하는 여성의 약 80%는 일생 동안 HPV 감염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통계도 있다.

박상일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산부인과 주임과장은 “성경험이 있으면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누구나 감염될 수 있으므로 중고등학생이라도 성경험이 있으면 정기적으로 산부인과를 찾아 검진을 받아야 한다”면서 “많은 부모들이 ‘설마 우리 집 아이는 아닐 거야’라고 생각하며 방심하는 경우가 많다. 부모들의 이러한 생각도 바뀔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자궁경부암 진단과 수술적 치료

대부분의 암들이 그러하듯 자궁경부암도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자궁경부암은 다른 장기와 달리 진찰대에서 쉽게 보이기 때문에 세포 채취가 쉬워 전암 단계에서 찾아내기가 한결 유리하다. 대한부인종양학회에서는 정기적으로 성생활이 시작된 20세 이상의 여성은 1년에 한 번씩 자궁경부암 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유한다.

자궁경부암 진단 방법에는 암을 확인하는 조직검사와 암이 어느정도까지 진행됐는지를 확인하는 병기 설정검사로 나눈다.

우선 자궁경부 세포진 검사는 부인과 진찰 시 간단하게 통증없이 시행할 수 있는 검사로, 질경이라는 자궁경부 노출을 위한 기구로 자궁경부를 노출시켜, 세포 채취용 솔로 문질러 세포를 채취하는 검사다.

또 자궁경부세포검사나 육안관찰에서 이상이 있을 경우 질확대경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자궁경부의 비정상 부위를 질확대경으로 확대해 자세히 보는 검사로 간단하게 시행할 수 있으며 필요시 조직검사를 동시에 시행할 수 있다.

자궁경부암으로 진단이 내려지고 진행이 많이 됐다면 자궁을 적출하게 되지만 초기암(0기)에서는 자궁을 살리는 경우도 있다.

특히 출산을 마친 여성의 초기 자궁경부암은 ‘단순자궁적출’을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앞으로 출산을 해야 할 젊은 미혼여성인 경우, 1기말 이하이면서 적응증에 해당될 경우는 자궁을 떼어내지 않고 자궁경부만 광범위하게 도려내는 광범위 자궁경부절제술)로 수태능력을 보존하는 수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

초기보다 더 진행된 경우에는 대개 ‘광범위자궁적출’이라고 해서 자궁경부를 중심으로 해서 자궁방까지 포함해 많은 조직을 충분히 제거하는 수술을 하게 된다. 광범위자궁적출술은 수술 중에서도 까다롭고 복잡한 수술이기 때문에 의사의 숙련도가 매우 중요하다. 최근에는 자궁경부암 수술시 개복수술뿐 아니라 로봇을 이용하거나, 복강경을 이용해 광범위 자궁적출술을 많이 시행하고 있다.

나이가 많거나, 만성질환 등의 이유로 수술을 못하는 경우나, 2기말 이상의 자궁경부암인 경우에는 항암치료와 더불어 방사선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자궁경부암의 예방법

자궁경부암을 예방하기 위해서 대한산부인과학회에서는 성경험이 있는 20세 이상 여성들은 1년에 한 번씩 자궁경부암 세포검사를 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또 현재 여러 암 중에서 유일하게 예방 백신이 개발돼 있는 암이 바로 자궁경부암이다. 바이러스가 들어와도 아예 자리를 잡지 못하게 면역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백신접종 후 자궁경부암의 80%에서 많게는 93%까지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박상일 주임과장은 “이미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에서도 자궁경부암 예방주사가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면서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한번 감염돼 치료받더라도 면역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또다시 감염 가능하기 때문에 관계 여부에 관계없이 10~50대 사이의 여성이라면 이전 병력 유무에 상관없이 접종을 권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진우기자 iory8274@ksilbo.co.kr

도움말=박상일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산부인과 주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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