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부터 경남도의 무상급식 지원 중단이 가시화되면서 학부모들이 급식비 거부 운동 등을 결의하며 반발이 확산하는 추세다.

그러나 급식비 거부가 현실화되면 각급 학교 급식체계와 관련 예산에 문제가 생겨 교육청만 어려운 처지에 놓일 전망이다.

30일 경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주부터 하동과 함양 등 일부 초등학교 학부모를 중심으로 등교 거부와 함께 급식비 거부 운동 등 무상급식 지원 중단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구체화하고 있다.

등교 거부 문제는 도교육청이 ‘어른들의 문제로 아이들한테 피해가 가면 안 된다’고 해당 학부모를 설득해 이번 주 들어 일단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도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는 상황은 최대한 막을 방침이다.

하지만, 학부모들이 급식비 거부 운동에 나서면 교육청으로서는 적절한 대안이 없어 문제가 생긴다.

도교육청은 급식비를 내지 않고 아이들에게 도시락을 싸주거나 집에서 점심을 먹도록 하면 급식체계에 혼란이 생길 것으로 우려한다.

특히 농촌지역에서는 전교생이 50명 안팎의 소규모여서 10명 이상만 급식을 먹지 않는다고 하면 식재료 납품업자가 수지타산을 맞추기 어려워 식재료를 납품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도교육청은 설명했다.

이럴 때 해당 학교에서는 급식을 하기 어려워지고 전교생이 도시락을 싸오면 무상급식이 중단되더라도 급식혜택을 받아야 할 기초수급자 등에 대한 급식도 중단될 수 있다.

또 아이들이 급식을 먹고 학부모들이 돈을 내지 않으면 교육청 예산에 큰 타격을 입힌다.

4월부터 돈을 내고 급식을 먹어야 할 21만 8천여 명의 학생 중 10% 정도만 급식비를 내지 않는다고 가정해도 학생 1인당 한달 평균 5만원씩 10개월을 계산해 교육청 처지에서는 연간 110억원 상당의 부실채권이 발생하게 된다.

도교육청 학교급식 담당자는 “급식을 먹고 돈을 안 내면 미납금으로 처리해야 하는데, 이 문제가 현실화되면 학교에서는 대안이 없다”며 “현재 급식 운영비와 인건비는 교육청에서 지원하고 식품비만 지원 못 받고 있다는 점을 설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박종훈 교육감도 “학부모들이 경남도를 겨냥해 급식비 거부 운동을 벌이는 건지 모르겠지만, 그 책임은 전적으로 교육청 예산 문제로 직결된다”며 “교육청으로서는 가장 곤혹스러운 부분이다”고 밝혔다.

박 교육감은 “현재로서는 대책이 없지만, 경남도와 도교육청 중간에서 중재하는 기관이나 단체도 있어 대안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다”며 “4월 임시국회에서 무상급식 재원 안정화 조항을 담은 학교급식법 개정 여부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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