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연구팀 “알려진 것보다 훨씬 일찍 길들여져”

포유류 가운데 가장 오래된 가축인 개가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훨씬 전인 3만 년 전부터 인간과 함께 지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금까지는 개가 약 1만5천 년 전 무렵 늑대에서 진화해 가축이 됐다는 설이 유력했다.

2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BBC방송 등에 따르면 스웨덴 연구팀은 러시아의 시베리아 지역 타이미르 반도에서 발굴한 뼈 조각을 바탕으로 이같은 연구 결과를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방사선탄소분석을 통해 이 조각이 3만5천 년 된 것임을 확인했으며, DNA 분석 결과 늑대와 개의 중간 단계 생물의 뼈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새로운 종은 ‘타이미르 늑대’로 명명됐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이번 연구 결과는 개와 늑대의 분화 시점은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더 오래됐다는 직접적인 증거”라며 “개가 알려진 것보다 훨씬 전에 출현했을 것”이라고 썼다.

이어 “개와 늑대의 초기 분화 시점이 개가 가축이 된 시점과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며 “인간이 개입한 가축화 과정은 이보다 늦게, 더 오랜 기간에 걸쳐 일어났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를 주도한 스웨덴자연사박물관의 로브 달렌 박사는 “가장 명료한 설명은 개가 3만 년 전에 늑대에서 갈라져나와 가축이 됐다는 것”이라며 “늑대가 인간을 따라다니다 스스로 가축이 됐거나 인간이 늑대 새끼를 잡아서 가축으로 삼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전 연구에서는 오늘날의 개가 지금으로부터 1만 년에서 1만5천 년 전인 빙하기 말기 무렵에 늑대에서 갈라져나왔다는 이론이 지배적이었다. 개와 관련된 가장 오래된 고고학 기록도 1만5천 년 전의 것이었다.

연구팀은 또 시베리안 허스키와 그린란드 썰매견의 유전자가 이 타이미르 늑대의 유전자와 상당 부분 일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초기 개의 탄생 시점에 대해서는 여전히 학계에 이견이 존재한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개의 진화과정을 연구하는 옥스퍼드대 로랑 프란츠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늑대 연구에 있어 획기적 성과”라면서도 “개가 길들여진 시점은 여전히 불분명하다”고 말했다.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