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분야, 핵심사업의 하나로 성장시킬 것”…합병 등 이어질듯

현대중공업이 22일 현대기업금융, 현대기술투자, 현대선물 등 3개 금융 계열사의 대표를 교체하는 등 금융 분야 재편 작업에 들어갔다.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의 적자를 낸 이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벌여온 현대중공업은 연장 선상에서 금융 계열사 재편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이투자증권을 중심으로 한 금융 계열사 합병 등의 시나리오가 점쳐진다.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8남인 정몽일 회장은 퇴진하기로 했다. 그는 현대기업금융 회장직을 내놓고 현대기술투자 대표이사 회장에서도 물러난다.

정 회장은 회사 발전을 위한 사업구조 개편에 일조하고자 물러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보유한 현대기업금융과 현대기술투자의 지분은 각각 4%대와 1%대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재근 현대기업금융 대표이사 사장도 정 회장과 함께 퇴진한다.

현대기업금융과 현대기술투자 새 대표 자리는 당분간 현대중공업 상무급 임원들이 맡기로 했다.

현대선물은 김광남 대표가 퇴진하고 현대중공업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조영철 전무가 신임 대표를 겸직한다.

현대기업금융과 현대기술투자, 현대선물 등 3사는 이날 이사회를 통해 이같이 결정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금융 계열사 재편 작업이 현대자원개발의 현대종합상사 흡수 등 그룹 전체 사업구조 개선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또 하이투자증권 등 금융계열사와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재편을 추진해 금융 분야를 그룹의 주요 핵심사업 중 하나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국내외 금융 환경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금융계열 3개사가 지나치게 소규모인데다 하이투자증권 등과의 시너지도 내지 못했다”면서 “금융 관련 분야 재편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들 회사의 매출이 연간 수백억원 수준에 불과하며 지난 수년간 적자에 시달렸다고 덧붙였다.

현대기업금융은 1996년 현대종금의 자회사로 출발해 기업을 상대로 파이낸스 업무를 해왔다. 현대기술투자와 현대선물은 나란히 1997년 설립돼 각각 벤처기업 육성 등 창업투자와 선물관련 업무를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현대중공업의 하이투자증권 매각설도 제기된 바 있으나 현대중공업은 이를 부인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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