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배천 울산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가 역류성 식도염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40대 회사원 신씨는 계속되는 야근과 회식으로 밤늦게 술과 기름진 음식을 먹는 일이 잦았다. 지난 주부터는 식사 후 씁쓰레한 신물이 식도를 통해 올라왔다. 급기야 상복부가 쓰리고 가슴 통증까지 느껴지자 급히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위식도 역류질환의 하나인 ‘역류성 식도염’ 진단을 받았다.

이는 비단 신씨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들어 잦은 음주와 흡연, 서구화 된 식습관 등으로 역류성 식도염 환자 수가 5년 동안 2배로 급증(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했다. 역류성 식도염은 치료를 받아도 80% 이상 재발하기 때문에 사전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부식도괄약근 이상으로 위산 역류
명치 부위 속쓰림·가슴 통증 등 증상
음주·흡연·식습관 등으로 환자 급증
양배추·미역·다시마 등 섭취 효과적
치료해도 80% 이상 재발 예방이 중요

◇야식과 기름진 음식, 조이는 옷 등이 원인

역류성 식도염은 위 안의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여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3명 중 1명이 평생에 한 번 이상 앓을 만큼 흔한 질병이기도 하다. 치료는 비교적 간단하지만 재발이 쉬워 지속적인 관리가 필수다.

식도와 위의 경계 부분에는 음식물이 넘어가면 닫히는 하부 식도괄약근이라는 밸브가 있다. 이 밸브는 음식을 섭취할 때 만 열려 위에서 분비되는 강한 효소가 식도나 입 안으로 역류되는 것을 막는다. 하지만 이런 하부식도괄약근에 이상이 생기면서 잘 조여지지 않거나 계속 열려있게되면 강한 위산과 효소들이 역류해 식도에 염증을 유발한다. 이를 ‘역류성 식도염’이라 한다.

역류성 식도염은 스트레스, 야근, 회식, 음주, 흡연, 고지방식, 맵고 짠 음식, 기름진 음식, 탄산음료, 야식 등이 주된 원인이다.

또 식사를 급하게 하거나 과식을 하면 위산이나 위 안의 음식물의 역류가 잘 나타난다. 식도 아래나 중간까지만 역류하기도 하고 목구멍을 타고 넘어오기도 한다.

몸을 꽉 조이는 옷이나 허리띠를 조일 경우에도 복압의 상승으로 역류성 식도염을 초래한다. 특히 40~50대의 경우 복부비만으로 인해 하복부 압력이 높아지면서 위산이 식도로 넘어가기 쉬워진다. 이는 위 괄약근 조직이 약해지는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총배천 울산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는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야식으로 먹게 되면 역류성식도염과 같은 위장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역류성식도염은 음식을 먹었을 때 나오는 위산이 식도쪽으로 역류하면서 식도에 염증이 생기는 증상이다. 식도는 위장과 달리 보호막이 없어 위산에 노출되면 염증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평소 식습관 개선이 가장 중요

역류성 식도염은 명치부위의 속쓰림, 가슴통증, 신물 올라옴 등이 가장 흔한 증상이다. 목의 이물감, 만성기침 등도 동반될 수 있다. 또 경우에 따라서는 위산역류로 인해 목이 쉬거나 목소리가 변하고 목에 통증을 느끼는 역류성 인후염이 발병하기도 한다.

총배천 전문의는 “역류성 식도염 초기에는 단순 위장 질환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증상이 심해지면 가슴이 뻐근하거나 타는 듯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또 역류성 식도염은 재발이 잦은 질환이기 때문에 증상이 나빠지거나 반복적으로 발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역류성 식도염이 의심되는 경우 위내시경을 통해 진단한다. 다만, 내시경시 육안으로 확인이 어려운 경우에는 작은 기계를 식도 내에 삽입해 산도를 측정하는 ‘식도산도검사’를 시행한다.

역류성 식도염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식습관부터 개선해야 한다.

양배추에 함유된 비타민U는 항 궤양 성분으로 궤양에 효과적이다. 또 케타카로틴과 비타민 A·B·C·K가 풍부해 점막 보호에 좋다. 약간 익힌 양배추나 생 양배추즙도 위와 장을 편안하게 한다. 이 외에도 김, 미역, 다시마 등의 수용성 섬유소는 위벽에 자극을 주지 않아 역류성 식도염 완화에 도움이 된다.

약물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총배천 전문의는 “평생 약을 먹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위식도 역류가 있다면 위식도 조임근 주변을 꿰매 조이는 수술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역류성 식도염을 오래 방치하면 식도 점막이 위나 장 점막으로 변성되는 ‘바렛식도’가 생길 수 있다. 영국 의사 바렛이 식도에 생긴 궤양을 처음 진단해서 생긴 병명이다. 바렛식도는 ‘식도 이형성’이나 식도암의 발생 확률을 높이는 병이다.

총배천 전문의는 “역류성 식도염은 약물치료로 어느 정도 증상이 완화될 수 있지만, 평소 식습관을 개선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잠들기 2~3시간 전부터는 음식섭취를 피하고, 식사 후 바로 눕지 말아야 한다. 특히 야간에는 고열량 식품과 자극적인 음식을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역류성 식도염 환자의 경우 높은 베개를 이용해 머리 부분을 높여주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며 복부 내 압력이 증가하면 증상이 악화되기 때문에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과 꽉 조이는 옷을 입지 않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도움말=총배천 울산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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