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등급 강원대 총장 사퇴의사 표명…수원대 보직교수 10여명 사직서 제출
일부 하위대학들 “평가 겸허히 수용…내년 평가 준비 철저”

▲ 대학구조개혁평가 결과 강원대가 D등급을 받았다. 31일 강원대 춘천캠퍼스에서 학생들이 대학본부를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부가 31일 발표한 대학구조개혁 평가 결과에서 상위 등급을 받은 대학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하지만, 하위 등급을 받은 일부 대학은 보직교수들이 사퇴의사를 표명하는 등 반발이 거세 이번 결과에 따른 만만치 않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작년 D등급에서 올해 B등급으로 올라선 서울의 한 사립대 측은 “내부적으로는 할 만큼 했고 평가결과에 대해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이 학교는 작년 평가에서 전임교원 확보율, 전임교원 강의담당 비율, 취업률 등의 항목에서 점수가 낮았지만,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해 소기의 성과를 이룬 것으로 자평했다.

이 대학 관계자는 “재정지원 제한 대상인 D등급에서 B등급으로 올라선 학교는 이번에 2∼3개 학교밖에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A등급을 받은 서울의 한 대학 관계자는 대학구조개혁 평가 자체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이 제도가 향후 잘 운영되도록 교육 당국이 더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A등급을 받은 세종대 측도 “기대 이상의 성과가 나와서 만족스럽다”면서 “총장도 구성원들에게 발전을 위해 더 노력하자고 격려했다”고 밝혔다.

B등급을 받은 서울의 한 사립대는 평가가 불투명하게 진행된 측면이 있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 학교 관계자는 “등급 발표가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좀 투명하게 공개했으면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평가 항목별로 이해하기 어려운 점수도 몇 개 있었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교육부에 이번 평가결과에 대해 이의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하위 등급을 받은 학교들은 총장이 사퇴의사를 밝히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지방거점국립대 중 유일하게 D등급을 받은 강원대 신승호 총장은 지난 28일 긴급 교무회의를 열어 사퇴의사를 밝혔다.

그는 “대학을 지키고자 했으나 구조개혁 평가의 왜곡과 역량부족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라며 “이에 책임을 통감하고 총장직을 사퇴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강원대는 이날 오전 보직교수 일부가 교육부를 방문해 항의 서한을 전달한 데 이어 교육부의 공식 발표 이후 비상 대책회의를 소집했다.

마찬가지로 D등급을 받은 수원대 측은 “지난해 재정지원제한대학 평가를 바탕으로 입학정원 16% 감축 처분을 수용했고, 올해 건물 신축, 교과 과정 개편 등에 266억원을 투자하는 등 혁신 정책에 노력을 기울였는데 올해 성과가 평가에 전혀 반영되지 않아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수원대 보직교수 10여 명은 이날 오후 긴급회의를 열어 교육부 평가에 책임을 지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D등급을 받은 대전대 관계자도 “D등급에서 상위권 점수를 받은 일부 국립대는 재평가에서 구제해줬지만, 사립대는 한 곳도 구제받지 못했다”며 “현 정부가 중신하는 ’신뢰와 원칙‘이 실종된 것 같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하위등급 학교 중 일부 대학은 평가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며 내년 평가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등급을 받은 서남대의 김경안 총장은 “서남대는 이사장 횡령 사건으로 어려운 시간을 겪고 있다”며 “올해 이미 입학 인원을 50% 줄이고, 임시 이사도 파견된 상태라 내년도 평가에서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D등급을 받은 호원대 관계자는 “평가에 대해 일부 부정적인 시선들이 있지만, 일단은 교육부의 평가 내용을 받아들이고 내년도 평가에 맞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 등급을 받은 대구외대 측은 “평가에 대비해 철저히 준비했는데도 이런 결과가 나와 당혹스럽다”면서도 “올해 교육부의 컨설팅을 잘 이행해 내년에는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설립자의 교비 횡령으로 시련을 겪은 광양보건대는 이번 평가에서 E등급을 받은 것을 계기로 비리와 결별하고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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