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시각장애인에게 밝은 세상을…점자도서관 문화프로그램 다채
점자교육·도서녹음·점자 고지서 제작·독서토론회 등 호평
선거홍보물·도시가스요금 청구서 등 점자지원 협약도 진행

▲ 울산시점자도서관은 점자교실을 열어 시각장애인에게 배움의 기회를 넓히고 있다.

울산지역 시각장애인은 5000여명에 이른다. 이들에게는 사물을 볼 수 없는 것 만큼이나 글을 읽을 수 없는 답답함이 삶의 빛을 가리고 있다.

점자로 표기되지 않은 세금고지서 등 생활정보는 그냥 종이에 불과하다. 시각장애인들은 비장애인에 비해 학업과 취업에서의 어려움은 물론 문화생활에 까지 다방면에서 불편을 겪고 있다.

울산시점자도서관(관장 정여동·이하 점자도서관)은 이러한 시각장애인의 사회활동 불편을 해소하고 문화적 장벽을 허물기 위해 다양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시각장애인들의 지식정보 접근의 불편함을 없애기 위한 해독력 강화 서비스 그리고 정보콘텐츠 접근과 독서이용 확대를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시각장애인들의 삶을 밝히고 있는 것.

지난 2006년 9월 설립된 점자도서관은 ‘소외됨 없는, 차별 없는 세상 만들기’를 목표로 도서녹음과 디지털 대출, 점자 고지서·선거 안내문·명함 등 제작, 점자교육 교실, 독서토론회, 백일장 개최 등을 진행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 울산시점자도서관은 매년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대상으로 점자 책을 읽고 낭독하는 낭독회를 연다.

점자도서관은 일반도서를 녹음도서로 제작해 소리로 책을 전하고 있다. 지금까지 녹음된 책만도 1200권에 이른다. 녹음도서는 짧으면 6개월 길게는 1년에 걸친 낭독봉사자들의 수고로움과 정성으로 만들어진다.

정여동 관장은 “녹음도서를 위해 3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다양한 목소리로 실감나게 녹음에 참여하고 있다”며 “시각장애인들도 비장애인과 똑같이 책을 즐기며 귀로 세상을 만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녹음도서를 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녹음된 책은 3년전부터 도서관 홈페이지 전자도서관에서 대출되고 있다. 지난 8월 한 달간의 대출만도 110권이다. 울산을 포함한 전국에서 100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 이용하며 인기가 높다. 다운로드한 녹음도서는 휴대용 메모리(USB)에 저장해 언제 어디서든 이용가능하다.

또한 점자도서관은 시각장애인들의 편리한 생활을 위해 점자 고지서도 제작하고 있다. 3년 전부터 울주군, 북구, 남구 등 일부지역의 고지서 제작에 참여했다.

정 관장은 “점자가 없는 고지서는 시각장애인에게는 무용지물이다”며 “손끝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등한 세상을 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부터는 선거기간 홍보물에도 점자를 지원해 시각장애인들의 올바른 투표를 위한 정보제공에도 힘을 보탤 예정이다. 또한 도시가스 관리비에도 점자 지원을 위한 협약이 진행중이다. 점자 명함 등 인쇄물도 제작·배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점자를 모르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위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2010년부터 실시한 점자교육은 점자의 유래부터 수학, 영어, 한글을 알려 시각장애인들의 정보습득의 기회를 한층 넓히고 있다.

점자도서관은 또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독서토론회와 백일장을 열어 점자를 읽고 표현하며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정 관장은 “시각장애인들이 점자로 된 다양한 책을 읽고 표현하며 지식을 익히는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박혜진기자 hji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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