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귀농 20년차 김정우씨

▲ 귀농 20년차인 김정우씨가 울주군 상북면 자신의 고사리밭에서 귀농 경험을 들려주고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29일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에서 만난 김정우(66)씨의 마당과 밭에는 고사리부터 소나무, 엄나무, 꽃나무, 감나무, 고추 등 다양한 작물들로 가득했다. 집과 맞닿은 축사에는 한우가, 마당에는 개와 닭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올해로 귀농 20년차에 접어든 베테랑 귀농인 김씨의 농장은 그야말로 없는게 없는 곳이다. 가난했던 어린시절 자신의 농장을 갖는 것이 꿈이었던 그는 이제 귀농을 준비하는 이들이 견학을 하러 올 만큼 성공적인 농장을 운영하는 농장주가 됐다.

처음엔 감나무밭으로 시작

수확철에 일 몰려 힘들어

결국 감나무 다 베어내고

고사리·엄나무·고추 등

다양한 작물 나눠 길러내

“성공했다 자부하는 이유,

돈 아닌 만족스런 삶 때문”

◇어린시절 꿈꿔온 농장주로 행복한 삶

김씨는 지난 1995년 귀농하기까지 20여년간 울산에서 직장생활과 개인사업을 했다. 하지만 회사도 개인사업도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아 그만뒀다고 한다.

빡빡한 직장생활과 스트레스가 많은 장사를 하면서 돈을 버는 것 외에 개인적인 보람이나 즐거움을 찾을 수 없었다는 그는 어린시절 집이 가난해 늘 남의 땅에서 농사지었을 때 ‘내 소유의 논밭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잊고 있던 꿈을 찾아 사업을 정리하고 시골로 내려온 그는 하나씩 자신만의 농장을 만들어갔다. 귀농할 당시 대학을 다니고 있던 아들 딸의 학비를 마련하느라 고생도 많았지만 김씨는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여러 시행착오를 겪은 후 고사리 농사를 중심으로 자신의 취미생활인 정원수(소나무)를 가꾸며 꿈을 실현해 나갔다.

김씨는 “내가 자신있게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돈이 많다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며 “맑은 공기와 물을 마시며 사는 것은 매달 보약 한첩을 먹는 것과 같다. 게다가 내가 원하던 꿈을 이루었기 때문에 세상 그 누구보다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한 작물보다 여러 작물 키워야” 조언

김씨는 성공적인 귀농을 위해서는 한 작물보다는 여러 작물을 키우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특히 퇴직을 앞둔 혹은 퇴직한 베이비 부머의 경우 농사일의 강도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처음 귀농했을 당시 2000여평의 땅에서 감 농사를 지었는데 일도 너무 많고 수확철 등 한 시기에 일이 집중되니 몸도 너무 고됐다”며 “결국 감나무를 다 잘라내고 그 자리에 고사리, 엄나무, 고추 등을 나눠 심어 기르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김씨는 귀농을 시작하면서 처음부터 너무 욕심을 내는 것은 좋지 않다고 한다. 김씨는 “시골에서 자급자족하는 생활을 하면 도시에서 사는 것보다 훨씬 적은 돈으로도 생활이 가능하다”며 “너무 소득에 집중해 농사일에 파묻히기 보다는 조그마한 텃밭에서 농사지으며 살아가는 삶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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