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업계 하도급 참여 요청...인건비 높고 실적도 떨어져

시공업체에서는 참여 꺼려...대형공사 ‘그림의 떡’ 우려

▲ S-OIL 울산 온산공장 전경. 사진=S-OIL 제공
S-OIL이 최근 울산공장에 공사금액만 3조50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석유화학 복합시설 건설사업’을 발주했으나 정작 지역 건설업계에는 ‘그림의 떡’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30일 지역 건설업계에 따르면 울산시와 업계에서 지역업체들이 일정부분 하도급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요청하고 있으나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인건비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시공업체에서 지역업체를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전문건설협회 울산시회와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울산·경남도회 등 지역건설업계 관계자와 울산시 건설도로과 관계자 등은 최근 발주사인 S-OIL 울산공장을 방문했다.

시 관계자는 “지역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공사인 만큼 지역업체가 가능한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요청을 했다”며 “공사를 수주한 대림산업과 대우건설의 의중이 중요한 만큼 10월초에 재방문해 두 회사 책임자를 만나 공식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림산업과 대우건설의 컨소시엄이 수주에 성공한 S-OIL 울산공장 ‘석유화학 복합시설 건설사업’은 ‘잔사유 고도화 생산단지(RUC, Residue Upgrading Complex) 및 올레핀 생산공장 공사’ 두 개로 이뤄져 있다. 국내 단일 플랜트 공사 가운데 최대 규모로, 전체 투자금액 4조7890억원 중 공사금액만 3조51000억원에 이른다.

특히 대부분의 공사가 플랜트 배관 쪽이어서 기계설비분야 건설업계에서는 이번 S-OIL 울산 프로젝트에 거는 기대가 크다. 플랜트 배관 쪽만 공사금액이 2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울산·경남도회 관계자는 “울산지역 기계설비건설업체들은 산업도시 울산에서 수십년간 쌓은 공장 건설 등의 노하우로 플랜트 배관공사에서 만큼은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지역건설업계의 바람과는 달리 지역업체의 공사 참여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림산업과 대우건설은 서울 등 수도권업체를 대동하고 오는 경우가 많은데다 지역업체를 참여시키더라도 울산보다 여수나 대산지역 업체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큰 요인은 인건비 부분이다. 울산지역의 건설업종 근로자의 인건비는 타 지역에 비해 10~15% 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업종별, 숙련도별로 인건비가 다르지만 평균 (일당이)20만원(식대 제외) 가량 된다고 보면 된다. 타 지역이 17만~18만원인데 비하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시공사측 관계자는 “울산은 인건비도 높은 편이지만 공사 실적이나 회사 규모, 시스템 등에서도 타 지역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 울산지역 특유의 강성노조 이미지도 한몫하고 있다”고 말했다.

S-OIL 관계자는 “우리도 지역업체가 많이 참여했으면 좋겠지만 하도급을 주는 것은 인건비 등 여러 요소를 감안해 시공사인 대우건설과 대림산업에서 결정할 문제”라고 했다.

한편 이번 공사는 울산지역 종합건설업체인 부강종합건설이 맡아 현재 진행중인 부지 정지 등의 기초공사가 완료되는대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공장건립 공사에 들어가 2018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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