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페이퍼스’ 파문에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반(反)부패 사정 드라이브를 집권 기간 내내 계속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당내 강연에서 미국의 인기 정치드라마를 재차 인용해 “반부패는 권력투쟁을 위한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4일 시 주석이 지난 1월 12일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강연을 통해 “부패분자에 대해 계속 강경한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시 주석의 반부패 강연을 뒤늦게 공개한 것은 중국 지도부가 지난달 초 터진 ‘파나마 페이퍼스’ 의혹을 정면 돌파해 반부패 사정을 흔들림없이 계속해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각국 지도층의 해외 재산 도피 의혹을 폭로한 이른바 ‘파나마 페이퍼스’에는 시 주석을 비롯해 중국 전·현직 정치국 상무위원 8명의 친인척이 포함돼 있다.

시 주석은 당시 강연에서 “당내에는 야심가, 음모가가 존재하고 있다. 이들은 내부에서 우리의 기반을 침식해 들어온다”며 “이들에 대해서는 다른 무고한 사람들이 다칠까 봐 겁내서도(投鼠忌器), 어물쩍 넘겨서도, 눈가리고 아웅 해서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반부패 투쟁의 형세가 준엄하고 복잡함을 지적하며 당내 존재하는 다양한 기율 위반 사례들을 일일이 열거했다.

당 중앙의 방침을 들은체 만체하거나, 서로 작당해 사리사욕을 취하고, 끼리끼리 모여 다니는 행위, 권력에 빌붙어 이득을 취하려는 행태, 임기만료 전 조직에 자신의 파벌을 심어두거나 측근들을 도처에 파견해 파벌을 확대하려는 행태 등을 지적했다.

정치적 야심이 큰 이들은 “살아 중난하이(中南海·중국 최고지도부 거처)에 들어가고 죽어 바바오산(八寶山·중국의 혁명열사 묘지)에 들어가겠다”고 거들먹거리기도 한다고 시 주석은 말했다.

그는 이어 “자신이 재직했던 곳에 ’독립 왕국‘을 세워 파벌을 만들고 사람들을 끌어들인 다음 중앙의 정책을 겉으로 받들면서 속으로 반하는 행태도 적지 않다”며 “이들이 개인의 정치적 야심을 실현하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의 모든 영역에서 정치기율을 최우선 사항으로 내세워 숨은 우환을 없애고 후환도 남기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반부패 사정 활동이 앞으로 느슨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일축했다. 중국내에 반부패 사정활동이 일반 대중의 이익과는 무관하다거나 간부들의 부작위 행태를 조성하고 있다는 주장, 또 경제에 악영향을 끼친다거나 권력투쟁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의견과 함께 앞으로 반부패 활동이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모호한 인식과 잘못된 의견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박 배척하고 편견과 오해를 불식시켜야 한다”며 “반부패 활동이 사람에 따라 대우가 달라지지 않을 것이며 권력쟁취를 위한 ’하우스 오브 카드‘도, 시작만 있고 끝은 없는 ’미완성 건물‘도 아님을 분명히 밝혀줘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당 간부 자녀들의 일탈과 친인척 비리에 대해서도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자기 개인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간부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이권을 돕는 간부들도 적지 않다”며 “당 간부들은 스스로 높은 윤리도덕 기준을 설정하고 친인척과 부하직원들의 잘못된 행동들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간부 자녀들은 법규를 엄격히 준수해야 한다. 간부 자녀는 통제하기 힘들다는 생각을 버려라. 이들이 한 번이라도 법을 어기면 엄히 처벌받을 것이다. 일벌백계로 당의 의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