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호 동남권원자력의학원 비뇨기과 과장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하다. 꽃피는 봄, 무더운 여름, 하늘 높은 가을, 눈 내리는 겨울이 있어 각 계절마다 새롭고 아름다운 요소가 가득해서 역동적이고 변화무쌍한 삶을 살아가게 한다.

비뇨기과 질환은 사계절 가운데 여름과 관련이 많다. 남성들의 경우 배뇨증상이 좋아지는 대신 요로결석이 증가하는 계절이다. 또 많은 여성들도 덥고 습한 기후로 인해 땀을 많이 흘리게 되며 회음부 건강도 덩달아 나빠져 고통을 받는다. 여전히 익숙하지 않은 말인 ‘오줌소태’는 방광염을 뜻하는데 비뇨기과 질환으로는 드물게 여성에서 빈도가 높으며 20~30대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질환이다.

소변을 볼 때 통증이 있고 소변이 시원하게 비워지지 않은 증상, 또는 느닷없이 화장실에 가서 소변을 보고 싶은 요절박 증상 등이 나타나면 한 번 쯤은 요로감염에 의한 방광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통증이 경미하거나 없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방광염은 허리 아래 통증, 치골 윗부분 통증 등이 있고, 소변에서 악취가 나거나 혈뇨를 보는 환자도 있다.

방광염의 원인은 세균 감염에 의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항암치료나 방사선 치료에 의해서 발생하는 방사선 방광염, 시클로포스파미드 방광염, 간질성 방광염 등의 비감염성 방광염도 있지만 흔히 말하는 방광염은 급성세균성 방광염을 의미한다.

여성은 특히 요도 길이가 짧고 요도구멍과 질, 항문이 인접해 있기 때문에 세균감염이 발생하기 쉽다. 요도구멍에 인접한 음순 및 질에 쉽게 균이 집락화하며 성관계 시의 물리적인 영향과 콘돔 사용, 임신 등이 원인이 되어 세균이 쉽게 방광에 침습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방광염은 성병이 아니다. 방광염은 배뇨계 질환이고 성병은 생식기와 관련된 질환이기 때문에 구분을 해야 하며, 간혹 성관계 후에 방광염이 생겼다고 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것은 성관계 시에 요도가 자극이 되어 세균 침입이 발생한 것이지 성병은 아닌 것이다.

급성방광염 치료는 적절한 항생제치료이다. 소변 중 농도가 유지될 수 있는 거의 모든 항생제가 효과가 있지만 우리나라에선 내성균의 발생수가 높아 퀴놀론계 항생제가 권장된다. 항생제 투여는 소변 배양 검사와 감수성 검사를 확인 후 투여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대부분의 원인균이 대장균이므로 경험적으로 항생제를 투여한다. 항생제의 투여기간은 일반적으로 3일 요법이 가장 적절한 것으로 권장되지만, 젊은 남성의 급성방광염과 젊은 여성에서 치료 후 증상의 호전이 없으면 7일 이상 투여하기도 한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되며 하루 1~1.5ℓ를 한번에 100cc 정도로 나누어 자주 마시도록 한다. 대개 적절한 항생제 투여로 쉽게 치유되며, 방광에 영구 장애가 남는 경우는 드물다.

급성방광염이 빈발하는 환자에서는 원인을 찾아 제거하도록 한다.

원인을 찾을 수가 없고 잘 재발하는 경우에는 저용량의 항생제를 장기간 투여하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김정호 동남권원자력의학원 비뇨기과 과장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