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신설을 접고 김해공항을 확장하기로 함에 따라 부산을 비롯한 울산·경남·대구·경북 등 5개시·도의 관심사는 김해공항 접근성 향상으로 바뀌었다. 그럼에도 이들 5개 시·도는 각 도시의 이해관계에 따라 제각각 입장정리에 치중하느라 공동 의제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신공항 위치를 두고 워낙 치열하게 경쟁을 한 탓에 함께 모여 공동의제를 만들어낸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지난 19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새누리당 부·울·경 예산정책협의회에서 3개 시·도 통합TF팀을 구성해 김해신공항 교통인프라 구축에 대한 논의를 하자는 안이 제시됐다.

정부는 신공항 개항을 2026년으로 예정하고 있다.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았다며 방만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10년은 결코 길지 않다. 김해신공항은 글로벌 도시로 성장해야 하는 울산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관문이다. 때문에 밀양에 신공항이 들어서게 될 경우를 전제로 예상했던 울산의 미래를 김해신공항을 통해 반드시 실현해야 한다. 울산시가 이미 김해신공항과의 연결도로망 확충에 관한 요구를 해놓고 있기는 하지만 울산이 독자적으로 하는 것보다 인근 도시인 대구·경북은 물론이고 전라지역까지 남부권 도시들이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다. 그래야 신공항의 역할도 분명해지고 중복 투자도 줄이면서 동시에 불편하기 이를 데 없는 이들 남부권 도시들 간의 교통연계망도 확충하는 일석이조를 만들 수 있다.

부산시는 지난 12일 김해공항 건설과 관련해 신공항 건설, 신공항 연계도시 발전추진, 김해공항 활성화 등 3대 전략을 수립했다고 발표했다. 활주로 확장 등 공항 확장 문제 뿐 아니라 활주로 인접 지역을 공항개발예정지역으로 지정해 에어시티를 조성하기로 하고 신공항 접근 도로망 확충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부산시의 발 빠른 대처가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자칫 김해공항을 부산공항으로 만들려 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이날 새누리당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나온 ‘부울경TF팀’ 구성이 중요하다.

가능하면 ‘부울경TF팀’을 넘어서 영남 5개시·도는 물론이고 남부권 광역도시들이 모두 참여하는 TF팀을 만들어야 한다. 김해신공항은 단순히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제2의 관문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면적이 넓지 않다고는 하지만 영남 뿐 아니라 남부권 도시들이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하기에는 접근성과 편의성에서 불편이 매우 큰 것도 사실이다. 신공항 계획단계에서부터 ‘남부권 신공항’으로서의 면모를 제대로 갖추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남부권 신공항은 국가의 새로운 미래이기도 하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