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트럼프’로 불리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다시 막말을 퍼붓고 있다.

이번에는 ‘마약과의 유혈 전쟁’을 비판하는 국회의원과 해외언론이 대상이다.

30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레일라 데 리마 상원의원을 지목, 의원직을 사임하고 목을 매어 죽으라고 말했다.

전날 필리핀 중부 타클로반 시의 한 병원에 입원한 경찰관을 위문 방문한 자리에서다. 이 경찰관은 마약 단속을 벌이다가 부상했다.

데 리마 상원의원은 경찰과 자경단 등의 ‘묻지 마’ 식 마약 용의자 사살에 반대하며 상원 조사를 주도하고 있다.

최근 두테르테 대통령은 데 리마 의원이 유부남인 운전기사와 불륜을 저지르고 거물 마약상들의 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내가 데 리마 의원이라면 목을 맬 것”이라며 “여성으로서 데 리마 의원의 가장 내밀한 것들이 매일 연속해서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데 리마 의원은 “이 시점에서 사퇴는 죄를 인정하고 허약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데 리마 의원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인신 공격을 통해 자신의 발목을 잡으려고 한다며 마약 용의자 현장 사살에 대한 상원 조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마약 용의자를 재판 없이 사살해 인권을 침해한다는 해외언론의 지적에 대해 “내가 인기가 없어도 상관없다”며 “개XX, 필리핀에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강력한 마약 소탕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와 영국 일간 가디언은 최근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 척결 방식을 비판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필리핀의 진짜 위협은 마약이 아니라 대통령이라는 일부 의견을 담은 장문의 기사를 실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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