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수민 굿모닝병원장이 퇴행성 관절염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나이가 들면 건강하던 관절에도 문제가 생긴다. 특히 중년여성의 경우 폐경으로 인해 뼈가 약해져 연골이 마모되면서 퇴행성 관절염을 얻기 쉽다. 그런데 이를 폐경기 후유증이나 노화 현상의 하나로 생각해 병을 키우기도 한다. 하지만 퇴행성 관절염을 방치하면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아야 할 시기를 앞당기고, 훗날 심각한 다리변형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초기엔 관절 움직일때 통증 더 심해져
방치하면 가만히 있을때도 무릎 아파
심한 경우 뼈까지 손상 조기치료 중요

◇계단 오르내릴 때 무릎 시큰거리면 의심

뼈와 뼈가 이어지는 부분인 관절에는 통증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연골(물렁뼈)이 있다.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을 보호하는 연골이 마모되면서 나타난다. 주로 무릎, 어깨, 척추와 같은 큰 관절에 발생하고 증상이 비대칭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퇴행성 관절염을 의심할 수 있는 가장 흔한 증상은 관절부위의 국소적인 통증이다.

손수민 굿모닝병원장은 “초기에는 퇴행성 관절염이 진행된 관절을 움직이거나 활동을 할 때만 통증을 느낀다. 병이 진행되면 관절부위의 압통과 운동장애가 발생하고 관절이 붓기도 하고 누르면 심한 통증이 생긴다. 특히 퇴행성 관절염이 심한 경우 연골이 손상돼 관절 안에서 뼈와 뼈가 직접 맞닿게 되고, 충격을 흡수하는 쿠션이 없어지기 때문에 뼈까지 손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처음에는 계단을 오르내릴 때 무릎이 시큰거리고 통증을 느낀다. 언덕길을 내려갈때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좀 더 진행되면 가만히 있을 때도 무릎이 아프고, 바닥에 오랜 시간 앉아 있다가 갑자기 일어날 때도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 같은 증상들은 일반적으로 서서히 진행되며 간혹 증상이 좋아졌다가 나빠지는 간헐적인 경과를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다리 O자로 휘어 정상 보행 힘들어

특히 오랜 기간 좌식생활과 양반다리, 가사노동, 다리 꼬기 등 잘못된 자세를 많이 취한 중년 여성은 관절 안쪽 면에 마모가 집중적으로 진행된다. 이 때문에 무릎 안쪽으로 체중이 실려 퇴행성 관절염이 촉진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만일 발목 사이가 벌어지거나 종아리뼈부터 O자형으로 휘어지는 증상이 나타나면 퇴행성 관절염이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로 보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손 병원장은 “퇴행성 관절염의 치료 시기를 놓치면 연골이 완전히 손상돼 다리가 O자로 휘어 정상적으로 걷기 힘들어진다. 무릎관절은 걸어 다닐 때 안쪽 관절과 바깥쪽 관절에 균등하게 하중이 가해지는 게 정상이지만, 무릎이 휘어지면 걸을 때 한쪽 부위가 빨리 닳게 된다”고 말했다.

퇴행성 관절염 치료 시기를 놓치면 인공관절 치환술을 해야 될 시점이 빨라질 수 있다.

손 병원장은 “연골은 재생이 어려운 조직이므로 퇴행성 관절염은 특별한 치료가 없으며, 예방과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퇴행성 관절염 말기로 진행됐다면 인공관절 치환술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또 예전에는 무릎이 정상적인 형태를 보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변형이 계속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손 병원장은 “퇴행성 관절염이 진행되면서 무릎관절 사이에 존재하고 있는 연골이 닳아서 무릎관절을 받쳐주지 못하면 무릎 변형과 함께 통증을 유발한다. 그런데 그 부위에 체중이 더 가해지면서 무릎 변형이 빨라지고, 대나무가 휘어지듯 변형이 더 심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초기엔 약물치료·말기엔 인공관절 수술

무릎관절 질환 초기에는 물리치료나 약물을 통해 쉽게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연골 손상 정도가 심하거나 다리가 ‘O’자형으로 휘는 증상이 동반됐다면 관절내시경, 인공관절 등 수술이 불가피하다.

퇴행성 관절염은 통상적으로 3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초기)에는 보존적 치료 및 약물치료를, 2단계(중기)에는 관절 내시경 수술을, 3단계(말기)는 인공관절 치환술을 시행하게 된다.

손 병원장은 “퇴행성 관절염의 초기단계에는 체중 감량 및 근력을 강화 시키고 관절운동 범위를 증가시키는 운동(수영, 걷기 등)이 도움되며 물리치료 및 재활운동을 함께 시행함으로써 통증을 줄이고 관절의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약물치료는 관절 통증 및 관절기능 회복을 위해 단순진통제와 소염진통제를 사용한다.

손 병원장은 “진통제는 연골 손상을 줄이거나 재생시키지 못하므로 지속적으로 복용할 필요는 없다. 아플 때만 먹으면 된다. 히알루론산이 포함된 윤활제는 관절 내에 직접 주사한다. 통증 및 관절 기능 향상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부분적으로 연골 손상이 있거나 연골이 닳아 조각이나 찌꺼기에 의해 염증이 발생하고 통증을 유발할 때는 약 5㎜정도만 절개해 관절경으로 퇴행된 부분만을 선별해 제거하고, 세척해 통증을 줄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인공관절 치환술은 퇴행성 관절염이 마지막 단계로 진행된 경우에 실시한다.

손 병원장은 “약물치료 및 재활치료 등 어떤 치료를 해도 관절에 통증이 지속되고, 무릎에 변형이 있는 경우에는 전문의와 사전에 상의하고 정밀검사를 한 후 인공관절 치환술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퇴행성 관절염은 예방과 진행을 늦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평소에 허벅지 근육을 키워 무릎 관절로 가는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퇴행성 관절염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나이가 40세 이상이다.
-무릎에서 ‘딱딱’ 소리가 난다.
-무릎이 제대로 구부러지거나 펴지지 않는다.
-걷고 난 후 무릎 통증이 2~3일 이상 간다.
-무릎 사이가 벌어져 있다. (O자형)
-앉아 있다가 일어설 때 무릎이 아프다.
-서있을 때 무릎이 부들부들 떨릴 때가 있다.

(※4개 이상 해당하면 전문의 상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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